'LA 산불'에 고급주택 지키려… '시급 300만원' 민간 소방관도 고용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 진화에 소방당국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일부 자산가들이 민간 소방 업체까지 동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12일(현지시간) LA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 부동산 소유주들이 공공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 업체를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간 업체가 소방당국과 구별되는 흰색 픽업트럭을 타고 출동해 자체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억만장자인 릭 카루소는 자신이 소유한 대형 쇼핑몰 팰리세이즈 빌리지를 지키기 위해 사비를 들여 소방 대원을 배치했다. 부동산 투자 회사 창업주 키스 워서맨도 SNS에 "주택 보호를 위해 민간 업체를 고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며 "서둘러 움직여 달라. 이웃집이 불타고 있다. 비용이 얼마든 지불하겠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민간 업체는 통상 시간당 2000달러(약 290만원) 수준을 받는다고 외신은 전했다. 소방차 4대에 소방관 20명으로 꾸려진 팀의 경우 하루 1만달러(약 1500만원)까지 받는다. 미국에는 소방업체가 300개 넘게 있다.

미국산불진압협회(NWSA)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전체 소방관 중 45%가 개인에게 고용돼 일한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도 소방업체는 널리 알려진 업종은 아니라고 한다. 지난 2018년 유명 방송인 킴 카다시안이 자신의 저택을 산불에서 보호하려고 고용한 것을 계기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일각에선 부자들이 사적 재원으로 공공 서비스 영역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민간업체 측은 직접 불을 끄기보다 화재가 확산될 수 있는 물질을 제거하고 난연제를 뿌리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작업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NYT는 민간 업체 직원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않은 데다 장비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지만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수 마일리 사이러스의 매니저는 "내 집을 구하려고 민간 업체를 불렀다"며 "이들 덕분에 (공공) 소방관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