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은 내년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에서 멕시코 고지대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가장 고민해야 되는 것은 장소라고 말하며 경기장의 해발 고도와 기후를 가장 큰 문제로 짚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르며 이동 부담을 덜었다. 1·2차전은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같은 장소에서 두 경기가 이어지는 만큼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3차전 장소인 몬테레이 BBVA 스타디움 역시 비행기로 1시간30분 거리다.
문제는 고도와 날씨. 한국이 첫 두 경기를 치르는 아크론 스타디움은 해발 1571m다. 몬테레이로 내려가도 고온다습한 환경이다. 고지대 적응은 최소 열흘, 길게는 2주 이상 걸린다며 베이스캠프 선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홍 감독은 7일부터 멕시코 내 베이스캠프 후보지 여러 곳을 직접 둘러보고 있다.
2010년 개장한 아크론 스타디움은 독특한 잔디로 덮인 언덕·화산 모양의 외관 덕분에 멕시코에서 가장 개성 있는 축구 경기장 중 하나다. 4만9800명을 수용하는 CD 과달라하라(치바스)의 홈구장이다. 2011년 팬아메리칸 게임의 개·폐회식 및 축구 경기 개최지로 사용되면서 국제 무대에서도 알려졌다.

BBVA 스타디움은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도시권 과달루페에 있는 CF 몬테레이(레이야도스)의 홈구장인 최신식 축구 전용 경기장이다. 2011년 착공 후 약 4년 만인 2015년에 완공되었다. 2억 달러를 들여 만들어 멕시코에서 가장 비싼 축구 경기장 중 하나. 수용 인원은 5만3500명에 달하며 주변의 몬테레이 산악 지형과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모습 때문에 '철의 거인(El Gigante de Acero)'이라는 별명을 붙었다.

조별리그가 열리는 두 도시 자체도 한국과의 연결점이 뚜렷하다. 과달라하라는 할리스코주 중심도시이자 멕시코 R&D 허브로 다국적 기업이 모여 있다. 이곳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17~1918년 체류했던 곳으로 당시 숙소였던 프란세스 호텔엔 한국 정부가 기념 현판을 설치했다. 교민 규모도 1000명 수준으로 적지 않다.
몬테레이는 멕시코 산업 수도로 불리는 대도시다. 미국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덕분에 제조업 투자가 집중되고, 최근 니어쇼어링 흐름과 함께 한국 기업도 대거 진출했다. 기아, LG전자를 포함해 500곳이 넘는 한국 기업이 활동한다. 교민 규모는 멕시코 최대 수준인 4500명이다. 미국식 생활 방식과 높은 소득 수준으로 멕시코에서 가장 '미국화된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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