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임플란트가 노벨상을 탈 수도 있었다?

2025-02-05

2024년에 나는 한국의 차세대한림원(Y-KAST) 멤버로서 노벨상을 발표하는 기관들을 방문하고 스웨덴의 젊은 과학자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왕립 과학 한림원(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에서는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 경제학상이 발표되며,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 의과대학(Karolinska Institutet)에서는 노벨 의학/생리학상, 그리고 이번에 한강 작가가 받은 노벨 문학상은 스웨덴 한림원(Swedish Academy)에서 발표된다. 글쓴이가 노벨 물리, 화학, 경제학상을 발표하는 자리에 직접 방문을 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노벨상의 중요성과 노벨상을 받기 위한 연구의 방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2024년에 수여된 한강 작가에 대한 노벨문학상 수여를 보면서, 나를 포함한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충분히 노벨 과학상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현재까지 치의학 분야에서 아직 노벨상이 수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치의학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연구 주제를 생각해 보았다. 이 과정에서 치과 임플란트가 노벨상 수상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치과 임플란트는 지금까지 치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명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스웨덴 출신의 페르 잉바르 브레네막(Per-Ingvar Brånemark) 교수가 동물실험 중 우연히 발견한 골유착(osseointegration) 현상에서 치과 임플란트는 시작되었다. 그의 원래 실험은 혈액의 미세순환과 뼈 치유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티타늄으로 만든 작은 관찰 장치를 토끼의 대퇴골에 삽입하여 뼈 내부의 혈액 순환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이었다. 실험은 성공적이었고 원하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실험이 끝난 후 그가 장치를 제거하려 할 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티타늄 장치가 뼈와 단단히 결합되어 쉽게 분리되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이 순간이 골유착(osseointegration, 오세오인테그레이션) 현상의 발견이었다. 브레네막 교수는 이 현상을 치과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인공 치근을 만들어 치아 뿌리를 대신하는 방법을 제안했고,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치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실제로 임상에 적용하여 치과용 임플란트를 최초로 개발하였다.

자연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엄청난 파급력으로 인류의 건강증진에 보탬이 되었기에, 2006년 노벨상 생리학상 후보로 추천되었다는 것이 후보 추천자의 증언에 의해 밝혀졌다. 물론, 후보가 한 해 1000명 내외로 알려져 있기에 노벨상 수상이 얼마나 가능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브레네막 교수의 치과 임플란트 개발 이야기는, 우연한 발견이 어떻게 한 분야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브레네막 교수의 사례는 우연한 발견이 한 분야를 혁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늘날 많은 치과의사들이 그의 발자취를 따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치과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임상의로서도 연구와 탐구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도 치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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