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티몬 인수 추진 '기대반 우려반'

2025-04-16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를 추진하면서 이커머스 시장 안팎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외형 확대라는 기회를 잡은 동시에, 누적 적자·불안정한 조직·브랜드 회복 등 삼중 리스크도 함께 짊어지기 때문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오아시스를 티몬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 인수대금은 116억원이며 미지급 임금과 퇴직급여충당부채 등을 포함한 실질 부담액은 약 181억원이다. 법원은 다음 달 15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접수받고, 6월 관계인 집회를 열어 인수 확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가장 큰 리스크는 티몬의 취약한 재무 상태다. 2023년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1조7725억원에 달하며, 회생 절차를 통해 정리되지 않은 채무와 잠재 소송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법원 자료에 따르면 티몬이 파산할 경우 채권자 회수율은 0.44%에 불과한 수준으로, 실질 자산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인수 이후 오아시스가 일부 재무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조직 통합도 녹록지 않다. 티몬은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대표이사만 세 차례 바뀌었고,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이 반복되면서 내부 조직의 안정성이 크게 흔들렸다. 반면 오아시스는 비교적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운영문화를 유지해왔다. 양사의 운영 철학과 인사 시스템의 격차가 커 통합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딜로이트가 발표한 2022년 M&A 실패 요인 분석에 따르면 '조직 문화 충돌'은 가장 흔한 통합 실패 사유로 꼽힌다.

브랜드 신뢰도 회복 역시 과제다. 티몬은 회생과 매각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소비자 신뢰를 잃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몬 앱 설치 수와 재방문율은 2020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며, 배송 만족도와 고객응대 관련 평점도 주요 커머스 대비 낮은 수준이다. 자체 물류망 없이 외부에 의존하는 구조 또한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브랜드를 회복하기 위해선 UX 개편, CS 혁신, 가격정책 재조정 등 전방위적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오아시스는 이번 인수를 분명한 기회를 보고 있다. 현재 약 200만 명 수준인 자체 회원 수에 티몬의 MAU(2023년 기준 421만 명)를 더하면, 총 620만 명 규모로 확대된다. 이는 2024년 기준 지마켓(625만 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거래 규모도 단숨에 뛰어오른다. 티몬의 2022년 거래액은 약 3조8,000억원으로, 오아시스(2023년 매출 5,171억원)는 11번가(2022년 거래액 약 4조2,000억원)와 실질적으로 비슷한 외형을 갖추게 된다.

단순한 몸집 확대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티몬은 '소셜커머스 3대장'으로 불리던 시절을 거치며 대중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이력이 있다. 회생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겹쳐있지만, 리포지셔닝에 성공한다면 오아시스의 '신선식품 전문 플랫폼'이라는 틀을 넘어서 종합 커머스로 진화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조직 통합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양사의 데이터·회원 기반을 활용한 맞춤형 프로모션, 유입 채널 다양화, 물류·CS 통합 운영 등도 가능하다. 티몬이 보유한 오픈마켓 운영 경험과 오아시스의 물류 및 정기배송 노하우가 결합되면, 이용자 재방문율과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오아시스는 "IPO는 적절한 시점을 보며 준비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티몬 인수 관련 절차가 가장 큰 내부 과제"라는 입장이다. 아직 인수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채권단 동의와 추가 실사 결과에 따라 변수도 남아 있다.

오아시스는 2023년 기준 매출 5171억원, 영업이익 229억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400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티몬이라는 플랫폼이 결합될 경우, 거래액과 사용자 수 면에서 중위권 커머스 기업들과 실질적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같은 경쟁 강도에서는 외형 성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티몬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오아시스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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