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사고 여객기, 활주로 2㎞ 앞두고 블랙박스 정지”

2025-01-27

제주항공 첫 정식 보고서 발간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를 약 2㎞ 앞에 두고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27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예비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사고 이후 사조위가 처음으로 공표한 정식 조사 보고서다. 사조위는 이를 사고기의 기체 및 엔진 제작국인 미국과 프랑스, 사망자가 발생한 태국에 제출했으며 홈페이지에도 게재했다.

예비보고서는 사고 조사 당국이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초기 조사 상황 공유 차원에서 사고 발생 30일 이내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및 사고 관련국에 보내도록 규정돼 있다.

보고서에는 사고기의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기록이 한꺼번에 멈췄을 때의 대략적인 운항 위치가 공개됐다. 블랙박스 기록은 사고기가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에 충돌하기 4분 7초 전인 지난달 29일 오전 8시 58분 50초부터 남아 있지 않다.

사조위 조사에 따르면 당시 사고기는 원래 착륙하려던 방향인 01활주로의 시작점(활주로 최남단)에서 남쪽으로 약 1.1NM(해리·약2032m) 떨어진 바다 위에 있었다.

착륙이 임박했던 만큼 속도는 161노트(시속 약 298㎞), 고도는 498피트(약 151m)로 낮아진 상태였다. 이때 양쪽 엔진에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가 빨려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사조위 조사 결과 두 엔진 모두에서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다.

사조위는 정확한 조류 충돌 시점이나 충돌한 조류 개체 수, 다른 조류가 포함됐는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조위에 따르면 사고기 조종사는 블랙박스 기록 정지 시점으로부터 6초 뒤에 조류 충돌로 인한 메이데이(비상 선언)를 보내는 동시에 고도를 높이는 복행을 했다. 이후 활주로 왼쪽 상공으로 비행하다가, 오른쪽으로 선회한 뒤 당초 내리려던 활주로 반대 방향인 19활주로에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로 동체 착륙했다.

보고서에는 사고 현장 전경과 흙더미에 묻힌 상태의 양쪽 엔진 등의 사진도 담겼다. 항철위는 면밀한 분석을 위해 엔진을 분해 검사할 계획이다.

사조위는 “명확한 사고 원인조사를 위하여 조류충돌, 엔진분해검사, FDR/CVR 자료 분석, 관제자료, 부품 정밀검사와 방위각 시설물 등 전방위적으로 조사하여 명확한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며 “조사 중 안전 및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내용을 검토하여 긴급 안전권고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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