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특선영화] '서울의 봄' 목숨을 건 두 세력 간 팽팽한 대립

2025-01-26

SBS 1월 28일(화) 밤 10시 30분

1979년 10월 26일 밤, 궁정동 안가에서 대통령이 살해된다. 비밀 지하 벙커에 모인 군인들은 박정희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게 된다. 독재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한 권력의 공백은 서울을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 사태의 수사를 책임지는 합동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전두광(황정민)은 자신의 사조직인 하나회를 이용해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기관인 중정과 청와대 경호실을 점차 장악해간다.

육군참모총장 정상호(이성민)는 전두광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그의 정치적 싹을 자르려고 한다. 사명감이 투철한 군인 이태신(정우성)을 수도경비사령관에 임명해 전두광을 경계하면서 그를 동해로 전출시킬 계획을 세운다. 이 소식을 들은 전두광은 제9보병 사단장이자 절친인 노태건(박해준)과 함께 군사 반란을 꾸민다.

1979년 12월 12일, 전두광은 박 대통령 서거사건을 빌미로 정 총장을 강제 연행하고자 한다. 헌법을 위반한 상황 속에서 반란군들은 결국 총격전을 벌이게 되고 전두광은 최전선의 전방부대를 서울 시내까지 불러들이며 결국 내전이 벌어질 위기에 놓였다. 권력에 눈먼 전두광의 반란군과 이에 맞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비롯한 진압군 사이 일촉즉발의 9시간이 흐른다. 반란군과 진압군, 목숨을 건 두 세력의 팽팽한 대립으로 그날 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가장 치열한 전쟁터가 된다.

영화 ‘서울의 봄’은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는 1212군사반란을 소재로 삼고 있다. 군사 반란이 전개된 9시간 동안의 자료가 제대로 남아 았지 않은 상황이지만 김성수 감독은 이 공백을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

141분이라는 긴 상영시간동안 액션 블록버스터, 정치극, 전쟁 영화 등 여러 장르들이 오가지만 이 영화를 하나의 장르로 규정짓자면 심리극에 가깝다. 한 발의 총성보다 전화 통화를 통해 오가는 인물들의 심리전은 관객들의 손에 절로 땀을 쥐게 한다.

영화 속 하나회 무리는 자신들의 승리를 축하하는 파티를 열어 술잔을 부딪힌다. 이태신, 정상호, 김준엽 등 반란군에 맞섰던 진압군들은 온몸에 부상을 입고 차가운 조사실에 갇혀있다. 하나회는 반란 성공을 자축하는 사진을 찍는다. 영화 속 사진은 실제 그날의 사진으로 다시 오버랩된다. ‘서울의 봄’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다시 한번 재조명되고 있다. 아픈 역사를 담은 영화는 모든 판단을 오롯이 관객에게 맡긴다. 씁쓸해도 외면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근현대사는 현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생각할 많은 것을 남긴다.

김민주기자 k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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