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스케일' 들킨 재벌女, 목숨 구걸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초대형 금융사기 사건을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은 부동산 재벌이 감형을 호소했다.

27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쯔엉미란(68) 반팃팟홀딩스 회장이 항소 심리에서 "내가 하는 유일한 생각은 국민들에게 진 빚을 어떻게 갚느냐는 것뿐"이라며 "자산을 매각해 빚을 갚을 테니 제발 형량을 줄여달라"고 애원했다.

란 회장은 2012부터 2022년까지 10여년에 걸쳐 측근과 공모해 사이공상업은행(SCB)에서 304조동(약 16조72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사형을 구형 받았다.

이는 베트남의 2022년 GDP(4000억달러·약 557조원)의 3%가 넘는 규모로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시아 역사상 최대 수준의 횡령 범죄로 기록됐다.

현지 검찰 조사 결과 그는 SCB 지분의 91.5%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페이퍼컴퍼니 1000곳을 이용해 무려 2500회에 걸쳐 허위 대출을 신청한 뒤 돈을 빼냈다. 이 돈으로 엄청난 호화생활을 누렸다.

대출 이자까지 고려하면 란 회장의 횡령 피해액은 677조동(약 37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1심 재판부는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 4월 사형 선고를 내렸다.

이후 추가 조사 과정에서 그가 30조동(약 1조65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불법 발행, 투자자 3만5800여명에 판매하고 불법 자금 세탁까지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추가로 종신형도 선고됐다.

란 회장은 자신에게 내려진 형량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항소에 나섰다.

란 회장이 감형을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형법상 횡령 뇌물 수수로 사형을 선고받은 죄인이 재산의 4분의 3 이상을 적극적으로 국가에 반환하고 당국 조사에 충분히 협조하면 사형을 종신형으로 낮출 수 있다. 이른바 '속죄 노력'이라고.

그러나 현지 검찰은 강경한 입장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 횡령액은 베트남 사상 유례없이 큰 규모"라며 "피해가 언제 극복될지 알 수 없고, 아직 (재산 반환 등) 감형 조건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