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주가 올해 들어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인공지능(AI), 원자력, 로봇이 수혜주로 부상해서다. 특히 두산그룹은 이 분야를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견조한 사업경쟁력과 대규모 해외수주 등으로 주가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6분 기준 두산은 전 거래일 대비 1500원(0.46%) 상승한 32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은 전날 장 중 한때 32만7500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도 각각 2만4250원, 4만9900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두산 그룹주의 상승세는 신고가 행진을 기록한 지난 22일을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두산의 주가는 1년 전인 지난해 1월 22일 종가(7만9000원) 대비 312.03% 급등했다. 두산에너빌리티(59.56%)와 두산밥캣(10.37%)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두산로보틱스도 지난해 12월 평균 5만4995원의 주가를 기록하며 5만원과 6만원 선에서 등락을반복했지만 올해 안정적으로 6만원대에 거래되며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종가(5만2300원) 대비 26.39% 상승했다.
두산그룹의 주가 상승은 두산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원자력, 인공지능(AI), 로봇 사업 부문이 견인하고 있다. 높은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해외 수주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올해 미래 먹거리로 AI를 지목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CES 2025에 방문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AI 생태계 구축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두산은 자체 AI칩 개발에 주력하며 미국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의 전지BG사업부문은 엔디비아의 AI칩 블랙웰향 동박적층판(CCL)양산이 지난해 10월 말부터 시작돼 11월부터 매출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N사의 차세대 칩에 적용되는 제품의 개발 및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올해 4분기에는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이어 "N사 외에도 AI칩을 개발 중인 A사를 포함한 빅테크 기업과도 제품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를 위해 전자BG부문의 생산설비 변경과 확장을 진행하고 있어 전지BG부문의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전망도 밝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체코 원전, 내년에는 폴란드 원전 수주를 예정한 가운데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 진출을 진행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펌프 등과 핵연료 취급 설비, 핵연료 운반 용기 및 원자로 계통 보조기 등 대부분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3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타파워 등을 통해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의 수주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5.6호기 사업 추진 전망과 네덜란드 신규원전 2기 건설 등 향후 5년간 유럽, 중동 등에서 대형 원전의 발주가 본격화 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10기 이상을 수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로보틱스는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편의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각 고객사에 맞춤형 제공해 가파른 외형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두산로보틱스는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점유율 7%로 3위를 기록한 일본기업 화낙(FUNUC)의 뒤를 잇는 성적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협동로봇은 고임금 및 노동 부족현상이 심화되는 선진국 시장이 중심"이라며 "두산로보틱스는 북미 지역의 견고한 매출성장과 유럽 지역에서의 기저효과로 외형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올해는 협동로봇 라인업 확대를 통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과 수익성이 우수한 솔루션 사업부 매출 기여도 확대로 적자 폭이 크게 감소돼 실적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