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며 '케데헌 명소' 지나간다…첫 물살 가른 한강버스

2025-09-17

서울시가 사업 추진을 공식화한 지 2년 7개월 만에 한강버스가 정식 운항한다. 서울시는 17일 영등포구 여의도선착장에서 한강버스 취항식을 개최했다.

한강버스는 상행선(마곡→잠실)과 하행선(잠실→마곡)이 28.9㎞ 구간을 오간다. 여객선 하면 통상 떠오르는 뾰족한 형태의 선체가 아니라, 낮고 긴 직사각형 형태였다. 속도감보다는 안정적인 승차감과 실용성을 강조한 느낌이다.

한강 버스 실내에 들어서자 파노라마 통창을 통해 서울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왔다. 취항식 당일 폭우가 쏟아져 실제 운항은 하지 못했지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등장하는 서울 명소도 지나간다. 한강버스에 앉아있으면 주인공 헌트릭스 팀이 거대한 악마와 맞서 싸우는 최후의 결투 장소인 남산서울타워가 보인다. 옥수~뚝섬 구간에서도 헌트릭스와 악령이 맞붙은 청담대교를 감상할 수 있다.

선내 카페테리아에선 커피·베이글 등 간단한 간식을 살 수 있다. 개인별 접이식 테이블에서 취식이 가능하며, 좌석 아래에는 구명조끼를 비치했다. 자전거 거치대(20대), 휠체어석(4석)도 구비했다.

지난 3개월간 체험 운항 기간엔 승객이 선실 밖으로 이동할 수 없었다. 하지만 창문 너머 맨눈으로 풍광을 감상하고 싶다는 시민 의견을 반영해 정식 운항에선 선실 바깥 이동을 허용했다. 이를 위해 당초 1m로 설계했던 야외 난간을 1.3m까지 높였다. 서울시가 한강버스 취항식을 진행하는 동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버스 진행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출항하는 날까지 고초가 있는 것을 보니 앞으로 더 좋은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버스 이용객이 쉽게 선착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서울시는 인근에 버스정류장을 신규 설치하거나 버스노선을 신설했다. 강서구 마곡선착장 인근에 버스노선을 1개 신설했고 마곡·잠실·압구정 선착장에도 각각 2개 버스 노선을 신설·조정했다. 마곡·잠실·압구정 선착장에는 인근 지하철 역사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17일 취항식을 마친 한강버스는 18일부터 1시간~1시간 30분 간격으로 하루 14회 운항한다. 운항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7분(도착지 기준)까지다. 당분간 출근 시간엔 운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평일 오전 7시, 주말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해 오후 10시 30분까지 운항할 예정이다. 출·퇴근 시간에는 15분 간격으로 급행 노선도 탈 수 있다. 급행 노선은 마곡과 여의도, 잠실 선착장에서만 정차한다. 10월 말 이후엔 왕복 48회 운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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