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 첫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나 6000억(약 850조원) 규모의 투자 및 수출을 약속하는 내용의 전략적 경제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뉴욕타임스(NYT) 등은 실제 계약 규모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한 후 협정에 서명했으며 사우디가 미국에 6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12개 이상의 미국 기업이 사우디와 1420달러(약 201조원)에 달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및 서비스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이 계약에 포함된 사업 분야로는 공군 발전 우주, 미사일 방어, 해상 안보, 국경 안보와 지상군의 현대화, 정보 시스템 개발 등이 포함됐다.
백악관은 사우디 기업 데이터볼트가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와 에너지 인프라 등에도 2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민간 분야에서 계약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142억 달러 규모의 가스터빈 및 기타 에너지 장비와 48억달러 규모의 보잉 737-8 여객기 수출 등도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보도자료에서 구체적으로 밝힌 거래 규모는 약 2830억달러였다. NYT는 “백악관이 제공한 세부 내용은 모호했으며 실제 규모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계약의 성과에 포함된) 몇몇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이미 진행 중이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빈살만 왕세자가 6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것과 관련해 “투자 규모가 1조달러가 되면 더 좋겠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중동 순방과 그 과정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 및 그 가족의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에 도착하기 일주일 전부터 트럼프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는 암호화폐와 고급 펜트하우스 거래를 추진하기 위해 중동 지역의 행사에 참여하고 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활발한 행보를 보여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은 트럼프 가문의 회사가 중동 지역에서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한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왕실로부터 5000억원이 넘는 초고가 항공기를 선물 받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공적인 외교 과정에서 사익을 취하려 한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이어 16일가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