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페, 부동산 VR 서비스 시장서 '호응'
카페, 하나카드 손잡고 트래블로그 출시
펫보험 서비스선 제휴사 확대로 '맞불'
간편결제 넘어 새 영역 구축 각자 힘써
실질 TPV, 네페 선도... 6억원가량 격차
카페, PG사 등 M&A 통해 성장 노려
페이업계 양대 산맥인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가 최근 사업을 확장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페이사의 최종 목표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올 3분기 기준 카카오페이의 총거래액(TPV) 규모는 네이버페이보다 크지만, 국민 메신저 영향력을 제하면 실질 TPV는 네이버페이가 더 앞서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향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지난 8월 아파트 매물과 단지를 가상현실(VR)로 체험할 수 있는 ‘부동산 VR 매물‧단지투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실제 같은 현장감을 구현한 점이 특징으로, 디지털 임장을 가능케 해 큰 주목을 받았다. 서비스 출시 이후 참가한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 ‘단24’ 등 여러 행사에서도 관람객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8일 하나카드와 손잡고 ‘카카오페이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기존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에 카카오페이 혜택을 더해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해외여행객을 공략한 상품으로, 업계에선 최초의 협업 사례다. 트래블로그는 지난 8월 기준 가입자 수 6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업계 1위 해외여행 특화 카드로 자리매김해 지속 성장 중에 있다.
같은 날 두 페이사는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제휴처 입점 소식을 동시에 알리며 시장에서 다시 한번 서로의 존재를 각인시키기도 했다. 네이버페이는 해당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업계 최다 보험사와 제휴한 점을 강조했고, 카카오페이는 메리츠화재 입점으로 네이버페이와 똑같은 5개 보험사를 확보하게 됐다. 두 서비스 간 크게 구별되는 점은 없지만, 네이버페이가 후발주자로 카카오페이를 좇게 되면서 앞으로의 경쟁에 이목이 쏠린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서비스로 시작해 사업 부문을 늘려가며 입지 구축에 힘쓰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두 페이사 모두 종합금융플랫폼을 최종 목표로, 간편결제 시장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부동산 VR 투어 서비스 출시 이전 네이버의 부동산 서비스를 이달 애플리케이션(앱) 내로 편입시킨 바 있다. 시장에선 금융과 부동산의 만남이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출 비교 서비스 등 관련 서비스와 연결시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의 자체 쇼핑몰 사업인 스마트스토어와도 연계해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사업통합관리 서비스 ‘네이버페이 마이비즈’를 출시해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자 대출 비교 서비스, 전용 대출 상품을 연계하는 등 이용자 확보에 주력하는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사업 외에도 보험, 증권 등 금융 사업 부문에 집중해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금융 사업이 차지하고 있는 매출 비중은 30%가량으로, 이를 향후 50%까지 늘리겠단 계획이다.
실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7% 성장한 114억55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작년 3분기와 비교해 영업적자가 절반가량 줄어든 62억원을 냈는데, ‘주식모으기’와 같은 서비스로 신규 고객 유입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는 해석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증권 사업에선 ‘주식모으기’ 서비스가 1년 만에 6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고, ‘개인연금저축’ 서비스를 이달 중 이용자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며 “보험 부문의 경우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4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에도 또 한 번 세 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각 사가 사업 부문별로 영역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카카오페이는 국민 메신저 앱 카카오톡의 아성에도 불구하고 네이버페이에 뒤처졌단 평가다.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통한 카카오페이 서비스로의 연계로, 이용자 확보가 보다 용이하다는 이점에도 실질 TPV는 네이버페이보다 떨어지면서다.
올 3분기 기준 카카오페이 TPV는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42조2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카카오페이가 공개한 매출 기여 거래액은 이보다 적은 12조4000억원 수준이다. 매출 기여 거래액은 카카오톡을 통한 송금액을 제외한 카카오페이 내 거래액을 나타낸다.
반면 네이버페이는 TPV 18조6000억원을 기록해 작년 3분기 대비 22.1% 증가하면서도 카카오페이보다도 앞섰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카카오페이가 2396만명으로, 네이버페이보다 1.3배가량 많지만 거래액 규모는 네이버페이가 더 큰 것이다.
순이익에서도 카카오페이는 275억원의 적자를 냈다. 티메프(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불능 사태와 관련해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환불 등에 나서면서 312억원의 일회성 손실이 반영된 탓이다. 네이버페이 역시 티메프 관련 환불로 손실이 반영됐지만,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가량 감소한 32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신원근 대표는 “(보험, 증권 등) 금융 자회사의 매출 성장과 적자 규모 감소 추이가 이어지면서 연결 기준 영업적자 손실 규모는 전년보다 개선되고 있다”면서 “결제 사업 부문은 올 4분기 소비 심리가 높아지는 시즌을 맞이하면서 지난해 이상의 성장 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페이는 향후 결제대행업체(PG사) 혹은 해외 기업 인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한순욱 카카오페이 운영총괄리더는 컨퍼런스콜에서 “결제 사업 이외에도 핵심 사업의 성장 또는 인접 사업 영역으로의 확장이 가능한 투자 기회에 대해 적극 검토 중”이라며 “해외 기업의 인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말 페이민트를 인수한 바 있는데, 페이민트의 모바일 청구결제 서비스 ‘결제선생’을 이용하는 전국 6만8000여개 가맹점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 거래액 확대를 꾀하고 있다. 또 오케이포스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해 오프라인 결제 확장을 노리는 등 M&A를 통한 성장 전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네이버페이 역시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 확장에 힘입어 거래액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해당 멤버십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이용권을 추가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요금제는 월 4900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