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98승에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사이영상 수상자까지 품에 안았다. LA 다저스가 그야말로 손대기 어려운 슈퍼팀으로 나아가고 있다.
스넬은 27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을 올렸다. 앞서 MLB닷컴은 스넬이 다저스와 5년 1억8200만달러 규모 FA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구단 공식 발표만 아직 없을 뿐 사실상 계약이 확정됐다.
스넬은 2018년과 2023년 2차례 사이영상을 차지한 메이저리그(MLB) 최고 수준의 좌완 선발이다. 올시즌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부상으로 104이닝 등판에 그쳤지만, 복귀 후 더 강력해진 구위를 과시했다. 시즌 마지막 14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했다.
스넬까지 합류하면서 다저스는 리그에서 가장 막강한 선발진을 꾸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 지명타자로만 나섰던 오타니 쇼헤이가 내년엔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거기에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타일러 글래스노우, 클레이튼 커쇼, 토니 곤솔린과 더스틴 메이 등이 뒤를 받친다. 선발로 던질 수 있는 투수만 벌써 7명이다.
부상 우려 큰 선수들이 많지만,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워낙 쟁쟁하다. 누군가 부상으로 이탈하더라도 다른 누군가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투수는 다다익선’이라는 철칙을 다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새삼 절감했다. 지난해 야마모토와 글래스노우 등을 영입하며 탄탄한 선발진을 구성했지만 막상 월드시리즈 무대에서는 기존 자원들의 부상이 이어지며 자원 부족으로 고심했다.
스넬, 글래스노우 같은 선수들에게 1시즌 200이닝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큰 문제는 없다. 어차피 최근 리그 트렌드는 선발 투수한테긴 이닝을 요구하지 않는다. 짧은 이닝 동안 강력한 구위로 최대한 실점을 억제하는 투수가 좋은 투수다. 그런 의미에서 스넬은 더없이 매력적이다. 이번 시즌 스넬은 타석 당 삼진율 34.7%에 볼넷율 10.5%를 기록했다. 24.2%포인트라는 삼진율과 볼넷율 차이가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7번째로 컸다고 MLB닷컴으로 전했다. 사이영상을 차지한 2023년 개인기록 18.2%포인트에 비해서도 6%포인트나 나은 기록이다.
물론 어지간한 팀이라면 부상 우려 크고 값비싼 투수들을 이렇게 모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다저스는 어지간한 팀과 가장 거리가 멀다. 포브스는 지난해 다저스가 올린 수익이 5억4900만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오타니 같은 슈퍼스타를 영입하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올 시즌 수익은 그 이상이다.
돈도 많은 데 인기도 많다. 워싱턴포스트는 “다저스는 선수들이 연봉 조정을 감수하면서도 함께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팀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오타니는 10년 7억달러 FA 계약을 맺으면서 급여의 97%를 추후에 받는 ‘디퍼’ 조건을 받아들였다. 올 시즌 스넬 역시 6500만 달러 디퍼 조건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