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다음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50% 관세를 7월9일까지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EU와의 관세 협상에 불만을 표시하며 관세 인상을 ‘기습 통보’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저지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주말을 보낸 뒤 백악관으로 복귀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가 전화를 걸어와 ‘6월1일’이라는 날짜를 미루길 요청했다”며 “그녀는 진지한 협상을 원한다고 했고, 나도 (관세 부과 시점을) 6월1일에서 7월9일로 옮기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오는 7월9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지난달 각국에 대해 발표한 상호관세 유예가 만료되는 시점이다.
당초 미국은 지난달 2일 발표한 관세 목록에서 EU에 대한 상호관세를 20%로 책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EU와의 관세 협상에 “아무 진전이 없다”며 6월1일부터 EU에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지난 2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습 경고’했다. 그로부터 불과 이틀만에 “좋은 합의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시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감행한 것과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푸틴 대통령이)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면서 “나는 그와 오랜 기간 잘 지내왔지만, 그는 완전히 미쳐버렸다(absolutely CRAZY)”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더 많은 제재 부과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전적으로(Absolutely)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하버드대 길들이기’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하버드대를 상대로 외국인 학생의 이름국적 공개를 요구하며 초강수를 이어갔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왜 하버드는 전체 학생의 거의 31%가 외국에서 왔다고 밝히지 않는가”라면서 “그 나라 중 일부는 미국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고, 자기 나라 학생을 교육하는 데 한 푼도 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하버드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한 만큼, 이들 외국인 학생이 누구인지 알고 싶은 것은 합리적인 요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와 관련해선 “미국이 (US스틸의)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거래를 성사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입장에서 돌연 선회해 일본제철의 US 스틸 인수 승인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발언을 통해 일본이 원하는 100% 자회사 형태의 인수 방침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