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가격이 무려 142억?"…순금 101kg로 만든 '황금변기' 경매 나온다

2025-11-02

작품에 들어간 황금 무게만큼의 가치를 지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변기’가 소더비 경매에 오른다.

1일(현지시간) 소더비는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품 ‘아메리카(America)’를 오는 18일 뉴욕 경매에 출품한다고 밝혔다. 소더비 측은 이 작품을 "예술적 생산과 상품 가치의 충돌에 대한 예리한 논평"이라고 소개했다.

‘아메리카’는 순금 101.2㎏으로 제작된 변기다. 2019년 영국 블렌하임궁전에서 도난당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바로 작품과 동일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번 경매의 최초 입찰가는 약 1000만 달러(한화 약 142억8000만원)로 책정됐다.

카텔란은 풍자와 아이러니로 세계 미술계의 문제작들을 탄생시켜 왔다. 벽에 덕트 테이프로 바나나를 붙인 ‘코미디언(Comedian)’은 지난해 뉴욕 경매에서 620만 달러(한화 약 88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또 무릎을 꿇은 아돌프 히틀러의 조각상 ‘그(Him)’는 201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1720만 달러(한화 약 245억5000만원)에 팔렸다.

그는 ‘아메리카’를 통해 과도한 부의 허상을 풍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0달러(약 29만원)짜리 점심이든 2달러(약 2900원)짜리 핫도그든 무엇을 먹든 화장실에서 결과는 같다"는 그의 말은 작품의 메시지를 함축한다.

‘아메리카’는 2016년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작품은 2017년부터 익명의 수집가가 소유해 온 버전이며, 다른 한 점은 2016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화장실에 전시됐다. 당시 10만 명 이상이 줄을 서서 관람했고, 실제로 작품 체험을 예약하면 3분 간 변기를 사용해볼 수도 있었다.

구겐하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임기 동안 반 고흐의 그림 대여를 요청하자 대신 이 황금 변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 작품은 2019년 윈스턴 처칠의 출생지인 블렌하임궁에 전시됐다가 며칠 만에 도난당했다.

올해 초 절도범 두 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지만, 변기 본체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수사당국은 변기가 해체돼 녹아 없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 소더비 현대미술 책임자 데이비드 갤퍼린은 "카텔란은 예술계의 완벽한 도발자"라며, “카텔란의 바나나 작품이 ‘무가치한 것에 어떻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면, ‘아메리카’는 그 반대로 내재적 가치 자체를 예술로 제시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메리카’는 오는 8일부터 경매 전까지 뉴욕 소더비 본사 브루어 빌딩의 욕실 공간에 전시된다. 방문객들은 작품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물을 내리거나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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