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컨택센터 시장은 솔루션이 아니라 AI가 가장 중요한 경쟁적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기존의 컨택센터를 잘 운영하면서 AI 기능을 활용해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상담원의 업무를 효율해야 합니다.”
네이버클라우드 박철우 이사는 지난 2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바이라인네트워크가 개최한 <2024 금융 테크 컨퍼런스 : 포스트 망분리 시대, 금융IT가 가야할 길>에 연사로 참석, 이같이 강조했다.
박 이사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 AI 컨택센터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하는 경우가 있다. AI가 거의 모든 상담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대다. 그러나 박 이사는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기가 오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AI를 활용해서 최대한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은 AI가 처리하되 나머지 부분은 사람이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AI 컨택센터가 진정한 AICC”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AI 라우팅 봇’을 사용하면 고객의 대기시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기존 ARS 자동응답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고객 만족도가 높지 않다. 기다리기 싫은 고객은 무조건 0번을 눌러 상담원과 연결하기도 한다. 대기시간 때문에 상담원이 처리해야 하는 콜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AI라우팅봇은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파악해 직접 그 서비스로 넘어가는 기술이다. 일단 고객의 니즈(요구)를 파악하면 간단한 문제일 경우 자동으로 해결하도록 프로세스를 태울 수도 있고, 복잡한 문제는 상담원과 연결시킬 수도 있다.
박 이사는 특히 생성형 AI를 컨택센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어에 대한 이해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모델이 더 규모도 크고 전반적인 성능이 우수하다고 할지라도 한국어에 대한 이해는 네이버의 하이버클로바X가 가장 우수하다는 것이 박 이사의 주장이다.
한국어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이유는 고객의 문제점을 정확히 이해하거나 상담내용을 정확하게 요약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상담원들은 얼마나 많은 콜을 해결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평가지표이기 때문에 상담 후 데이터 정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다. 고객의 요구는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을 정리해야 향후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데 대체로 이런 업무에는 많은 시간을 쓰지 않는다.
상담 내용을 정리하고 요약하는 일은 생성형 AI가 잘 할 수 있는 업무 중 하나다. 한국어에 대한 이해가 깊을 수록 더 정확하게 정리를 할 수 있다고 박 이사는 강조했다.
한국어 이해능력은 관리자에게도 중요하다. 관리자는 상담원의 상담 내용을 평가해야 한다. 상담 내용을 평가하기 위해 2배속으로 상담을 다시 들어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관리대상인 모든 상담원의 대화를 들어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AI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화면에 보여주면 관리자 입장에서는 모든 상담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적절하게 응대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도 있다.
상담원 훈련에도 AI는 유용하다.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상담사는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고참 상담원이 1대 1로 트레이닝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고참 상담원 대신 LLM을 활용해 상담원 교육이 가능하다. LLM을 통해 고참 상담원 페르소나를 정의하고 교육을 자동화시키면 물리적인 시간과 상담원 수, 관리자 수 등에 제약받지 않고 필요에 따라 상담사를 교육할 수 있다.
박 이사는 “예전에는 컨택센터를 비용만 쓰는 조직이라고 치부하기도 했었지만, 실제로는 고객 만족도를 가장 높이고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는 조직이어서 컨택센터에 대한 투자는 절대 멈출 수 없다”면서 “네이버 클라우드는 자체적으로 또는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AICC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