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선물' 논의 본격화?…김정은 맨발로 뛰어나가 러 대표단 맞이

2024-11-1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러시아 정부대표단장으로 방북 중인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 천연대표부 장관을 접견했다. 표면적으로는 전방위 연대와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과학기술' 관련 회의체를 가동했다는 점에서 정찰위성 관련 기술 등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러시아의 반대급부를 다뤘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이 전날 북·러 정부 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 회의 참가를 위해 평양에 머물고 있는 코즐로프 장관을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조로(북·러)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조약이 체결된 후 각 분야에서 쌍무적 연대와 협력이 보다 긴밀해지고 확대 심화되고 있는 데 대하여 평가"하면서 "친선협조 관계가 새로운 전략적 높이에 올라선 데 맞게 정부 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 교류와 협조를 더욱 폭 넓게, 계속 다각적으로 촉진시킴으로써 두 나라의 공영과 발전을 호상 강력히 추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담화는 화기롭고 진지하며 벗들 사이의 따뜻한 감정과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며 관련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에는 김정은이 당 본부청사 밖까지 나가 직접 코즐로프 장관을 맞이하는 모습이 담겼다. 접견 뒤에도 김정은이 코즐로프 장관과 악수와 대화를 나눈 뒤 청사 바깥까지 나가 배웅하는 듯한 사진도 실렸다. 이는 김정은이 러시아 정부대표단을 각별히 환대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코즐로프 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정부대표단은 제11차 북·러 정부 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18일 평양에 도착했다. 양측 회의 실무진은 회의 의정서에 반영할 각 분야에서 구체적 협력 사항을 다루는 부문별 회담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양측은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경제·무역·과학기술 등 전방위 협력을 논의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북한이 러시아 파병의 반대급부로 원하는 군사기술 협력도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양국 간 군사적 밀착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난 18일 블라디미르 자루드니츠키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총참모부 군사아카데미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 매체들이 이들의 방북 목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북·러 군사교육기관 간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만명 이상의 북한군이 파병된 가운데 보다 체계적으로 우크라이나전쟁에 활용할 수 있는 병력을 양산하려는 심산일 수 있다.

이는 김정은이 지난 15일 평양에 열린 '조선인민군 제4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대회' 연설에서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돌격대로 내세워 벌리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철두철미 실전경험을 늘이고 군사적 개입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하기 위한 전쟁으로 보아야 한다"며 현대전의 양상과 실전경험, 현대화된 무기 적응에 대한 필요성에 관심을 보인 것과 맥을 같이한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와의 군사적 밀착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며 "북·러 조약을 토대로 전방위 협력을 표방하면서도 자신들의 원하는 군사기술이나 첨단무기 지원을 이끌어 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한·미일이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회의를 열어 대북 공조를 강화하고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다영역 훈련인 '24-2차 프리덤에지' 훈련을 진행한 것에 대해 "강력한 보복대응의 일상화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반발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3자협력'의 영구화를 노린 미일한의 책동은 이미 핵동맹으로 진화된 군사블럭에 의거하여 지역에 대한 정치군사적 지배권을 거머쥐려는 기도의 발로"라며 "(이는) 우리 공화국이 미국도 상시 겨냥하는 위력한 조준경(만리경-1호)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고 동북아시아지역에서 정의로운 전략적 구도가 구축되는 등 전혀 바라지 않던 파국적인 결과만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3자 협력시대는 3자 멸망시대로 뒤바뀌고 있다"며 캠프 데이비드 회의를 통해 3국 협력의 발판을 마련한 한·미·일 정상에 대한 원색적인 조롱도 서슴지 않았다. "한 명은 이미 수상 자리에서 밀려났고, 또 한 명은 곧 대통령직을 내놓게 되어있으며, 다른 한 명은 탄핵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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