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부터,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아마존, 구글 등 미국 증시 대표주로 꼽히는 일명 ‘M7’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작은 창업·벤처기업에서 시작해 오늘날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할 정도의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이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 혁신 기업의 성장을 돕는 환경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창업 시장은 연일 커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1월 내놓은 ‘창업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창업기업 수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482만 9000개로, 2020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창업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숫자도 전년 대비 16.3% 증가한 851만 5000명으로 집계돼 역시 3년 연속 늘어난 숫자를 보였다. 창업기업의 매출액도 전년 대비 7.0% 증가한 1186조 1000억 원으로 3년째 늘었다. 평균 매출액은 2020년 2억 3000만 원에서 2021년 2억 4000만 원, 2022년 2억 5000만 원으로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높은 환율과 고물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내수가 침체되고 경기가 위축되는 등 녹록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이 같은 창업 기업들이 거둔 성과는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한 ‘제22회 대한민국창업문화대상’의 수상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서도 혁신과 노력을 거듭해 성과를 낸 주인공들이다. 박경도 한국유통학회 회장(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등 전문가들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끈질긴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채 국내 창업 시장을 이끌고 있는 △창업 △인큐베이팅 △e커머스·플랫폼 △프랜차이즈 부문 등 4개 부문에서 심사를 거쳐 총 14개 기업을 선정했다.
올해 ‘노브랜드 버거’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표창을 받은 신세계푸드는 2019년 론칭한 이래 외식 창업 시장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브랜드 버거는 대형 유통기업 이마트의 노브랜드 철학을 기반으로,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를 충족시키는 프랜차이즈 모델을 구축했다. 노브랜드 버거의 전국 매장 수는 현재 200개를 돌파했다. 엄격한 품질관리 시스템과 표준화된 운영 매뉴얼을 통해 예비 창업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재료 공동 구매 및 물류 효율화 전략을 통해 가맹점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며 진입장벽을 낮춘 점은 특히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또 다른 산업부 장관표창의 주인공으로는 디폰이 선정됐다. 스마트 윈도우 사업을 전개하는 디폰은 빛의 투과율을 선택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유해 광선을 차단하며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하고 탄소중립을 실천한다. 디폰은 이 같은 스마트 윈도우 분야의 창업 및 사업으로 신기술을 적용하는 시장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양산 및 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는 평가다.
홈 라이프 스타일 솔루션 기업인 앳홈도 산업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앳홈은 기존의 대형 가전이 해결하지 못하는 좁은 공간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미닉스’와 홈 에스테틱 ‘톰' 등을 통해 집 안에 숨겨진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획기적으로 해결한 점을 심사위원들이 긍정적으로 봤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사 리스트에는 무신사와 에이슬립, 티카로스가 이름을 올렸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들이 플랫폼 내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판로를 늘리고 시즌별로 적합한 마케팅 프로모션을 제공한다. 특히 입점 브랜드의 브랜딩과 매출 성장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파트너십도 대거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가 2015년부터 중소 패션 브랜드에 무이자로 생산 자금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진행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중소 브랜드들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 입점 브랜드의 자금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정산 대금을 기존보다 15일 앞당긴 점도 긍정적이었다.
역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한 에이슬립은 숨소리로 수면단계와 무호흡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비접촉 수면분석 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기존 수면 측정 기술은 웨어러블 착용이나 센서 설치가 필요했으나, 에이슬립은 마이크가 탑재된 기기만으로 수면의 질과 무호흡 여부를 분석할 수 있도록 구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티카로스는 난치성 암 치료제 개발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 국가 바이오 경쟁력 강화 및 창출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고비용 외산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바이오 신약을 국내 기술력으로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