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2025-04-13

양경호, 제주한마음병원 2소화기내과 과장

변비는 매우 흔한 소화기 증상이다. 전 세계 인구의 15–20%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국내 변비 유병률은 12.5%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변비 환자 수는 2011년 57만 9,000명에서 2020년 63만 6,000명으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들만 병의원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고 있고, 절반 이상은 치료를 받고 있지 않으며 약을 복용하는 환자 중에서도 병의원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경우는 15.7%에 불과했다. 실제로 변비 환자에서 일상 업무에 방해를 받고 사회적 및 인간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생각할 정도로 삶의 질 저하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배변 횟수가 적은 경우를 변비로 간주하지만, 이외에도 단단하게 변을 보거나 배변 후 잔변감이 있는 경우, 배변할 때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항문이 막히는 느낌을 받거나 손가락으로 항문 주위를 누르는 등의 수지조작을 해야 변을 보는 것 등 다양한 증상이 포함된다. 참고로 2023년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에서 기능성 변비의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 ‘서울변비가이드라인2022'를 발표하였다.

원인 미상의 일차성 변비와 약제, 신경 질환, 대사 질환 및 내분비 이상 등으로 인한 이차성 변비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변비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데 배변장애형 변비, 서행성 변비 및 정상통과형 변비로 나눌 수 있다. 배변장애형 변비는 배변할 때 기능적인 이상으로 직장이 변을 배출할 때 밀어내는 힘이 약하거나 배변에 대한 저항성이 증가되어 나타난다. 서행성 변비는 대장의 운동 저하 혹은 운동의 부조화로 인하여 발생한다. 정상통과형 변비는 대장 운동 기능은 정상이나 변비를 호소하는 경우이다.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약물이며, 마약성 진통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칼슘차단제, 부교감신경길항제, 철분제제 등이 이에 속한다.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기질적 질환으로는 대사성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등), 근육병증(예, 아밀로이드증), 신경계 질환(파킨슨병, 척수 손상 등)과 우울증과 같은 신경정신과적 질환, 대장암 등이 있다. 변비의 기질적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환자에 따라 혈액 검사, 내시경 검사와 영상학적 검사 등의 다양한 검사의 도움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만성 변비 환자에서 대변에 피가 섞이거나 빈혈,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새로 발생한 변비,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 경고 증상이 있는 모든 환자에서 대장내시경이 시행되어야 한다. 만성 변비가 있는 50세 이상 성인에서도 대장암에 대한 적절한 선별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 대장내시경을 받도록 권장한다. 그 이외에 직장 수지 검사, 항문직장 내압 검사, 풍선 배출 검사, 배변 조영술, 대장 통과 시간 등의 검사도 있다.

변비의 증상 완화를 위한 첫 단계로 생활습관과 식이 개선을 먼저 시도할 수 있다. 충분한 식이 섬유 섭취는 대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키고 배변 횟수를 증가시켜 변비 증상의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루에 약 20–25 g 정도의 식이 섬유를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신체활동 및 운동은 일부 변비 환자에게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고, 전 연령층에서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변비 환자에게 권고된다. 그 이외 약물 치료, 행동 치료,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앞서 언급하였던 경고 증상이 동반되었거나, 연령 50세 이상, 최근에 발생한 변비라면 악성 종양 등을 감별하기 위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적절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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