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 파도가 출렁” 디지털사이니지 성장가도

2024-09-25

옥외광고 자유표시구역 확대

초대형 실감미디어 관심집중

8K급 초고해상도 영상 구현

플리커∙전력소비 절감 관건

황변 현상∙화질저하 방지 등

장수명∙친환경 기술 가속도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대형 전광판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사이니지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디지털사이니지 명소로 꼽히는 곳이 뉴욕 타임스스퀘어다. 이곳에 광고가 걸리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기도 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사이니지 시장은 2020년 204억4000만 달러(약 27조4000억원)에서 2030년 425억4000만 달러(약 5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판 타임스스퀘어' 가속…아나모픽 기법 인기

국내에도 타임스스퀘어 못지 않은 디지털사이니지 명소를 육성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인 서울 코엑스 일대를 비롯, 지난해 12월 서울의 명동과 광화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일대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을 오는 2026년까지 추가로 지정하기로 했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되면 광고물의 모양·크기·색상 등 규제가 완화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디지털사이니지는 정보통신공사업법 시행령상 정보매체 설비공사의 전자식 전광판 설비로 분류돼 정보통신공사업계의 관심도도 어느때보다 높다.

최근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외벽이 370만여개 LED로 이뤄진 디지털사이니지로 탈바꿈하는 것이 화제가 됐다. 10월 말 공사가 끝나면 1292.3㎡(가로 71.8m·세로 17.9m)에 달하는 대형 전광판이 생기는 셈이다.

백화점 측은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디스플레이에 백화점 테마 영상과 브랜드 광고, 문화 콘텐츠, 공익광고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의 디지털사이니지는 실감 콘텐츠 또는 미디어아트와 결합해 3차원 입체감을 표현하는 몰입형이 대세다. 특히, 착시를 통해 입체감을 극대화하는 기법인 ‘아나모픽(Anamorphic)’이 인기다.

기존에는 광고주들이 TV광고 영상을 옥외광고판에 재활용했다면 최근에는 4K~8K급 초고화질 기반의 아나모픽 기법을 도입한 광고를 제작해 내보내고 있다.

아나모픽 영상은 제작비가 많이 들고 광고 송출 장소에 제약이 있지만, 콘텐츠가 강렬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화제몰이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오뚜기가 출시 55주년을 맞은 카레를 주제로 제작한 옥외광고가 그 예다.

대형 스푼에 담긴 오뚜기 카레와 거대한 써니 사이드업 계란, 그릴드 새우, 통삼겹 바비큐가 만나 마치 눈 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역동적인 즐거움을 선사했다.

■더 또렷하고 세밀하게…깜빡임 현상 잡아라

디지털사이니지에 초고해상도 및 실감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원본을 왜곡없이 표현하는 영상처리 기술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에, 그레이스케일(Grayscale) 표현 성능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단계가 매우 어두움에서 매우 밝음까지 몇 단계로 세밀하게 색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의미하는 것인데, 단계가 세밀할수록 초고해상도 영상의 디테일한 표현을 보다 정밀하게 처리할 수 있다.

높은 화면재생률(Refresh rate) 및 플리커(Flicker) 저감 성능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LED 전광판은 눈으로 보기에는 한 번에 동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일부 영역이 순차적으로 점등되며 운영되는 형태다. 이는 소비전력을 절감하면서 LED 모듈 설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위해 채택된 방식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구동방식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화면재생률이 뒷받침돼야 사람의 눈에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화면재생률은 1초 동안 디스플레이 화면을 몇 번 출력할 수 있는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높을수록 더 깨끗하고 선명한 화면이 구현된다.

화면재생률이 낮아질 때 나타나는 화면 떨림, 깜빡임 등을 플리커 현상이라고 한다. 플리커 현상에 장시간 노출되면 눈이 쉽게 피로하고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되는 추세에 따른 소비전력 절감도 디지털사이니지가 풀어야 할 숙제다.

화면이 커지면서 해상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LED 화소 간격이 좁으면서 더 많이 들어간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에 비례해 많은 LED를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전력소비를 유발하는 상황이다.

■친환경 인프라 정조준

디지털사이니지의 기술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한국화학연구원과 LG전자는 디지털사이니지의 수명을 예측하고 성능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디지털사이니지는 주로 외부에서 사용하는 만큼 성능이 빠르게 저하되는 문제가 있는데 주로 햇빛, 온도, 습도 같은 환경적인 요소가 성능 저하를 유발한다. 특히 디스플레이 화면이 노랗게 변색되는 ‘황변 현상’이 대표적이다.

연구진은 사이니지용 디스플레이에서 황변 현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내고, 그 과정도 규명했다. 또 주변 환경이 디스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다양한 환경에서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평가하는 시험법도 만들었다.

햇빛에 의한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사이니지용 디스플레이도 개발했다. 햇빛에 강한 소재를 사용해 변색을 최소화하는 ‘안티 디스컬러레이션’ 기술을 적용했다.

디지털사이니지 전문기업 애즈원은 전류제어를 통해 화질의 저하를 방지하는 LED 전광판 특허기술을 선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높은 수준의 그레이스케일 성능을 제공하며 플리커 현상을 감소시킴은 물론 소비전력을 기존 제품 대비 13% 절감해 녹색기술 인증도 받았다.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자원 절약과 폐기물 처리 부담을 줄여 유럽 RoHS 인증까지 획득했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장애 자동복구 기술로 미국 특허를 취득했다.

LED 디스플레이는 복수의 캐비닛이 모여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완성하는데, 각 캐비닛 간 통신신호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일부 구간 화면이 송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애즈원은 이를 양방향 통신 및 자동복구 기법으로 해결했다. 특정 구간의 데이터 통신 장애 감지 시 즉시 우회 경로를 통해 신호를 재전송, 장애를 복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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