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엑셀방송에 후원이 몰리면서 SOOP의 매출도 덩달아 뛰고 있다. 엑셀방송이 SOOP의 효자 콘텐츠가 된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겨도 SOOP이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SOOP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엑셀방송’을 언급하며 이렇게 지적했다.
엑셀방송은 스트리머들이 후원받은 별풍선 내역을 엑셀 문서처럼 실시간 정리해 공개하는 방송으로, 시청자들로부터 별풍선을 끌어내기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되고 있다.
스트리머 커맨더지코가 2021년 다른 스트리머들과 회사 놀이를 콘셉트로 한 방송을 시작하며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는데, 사장 역할의 스트리머가 신인 스트리머들의 무대, 장기자랑 등을 선보이게 한 뒤 기여도에 따라 별풍선을 나누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후원 경쟁을 유도한다. 처음에는 회사 콘셉트, 회식 콘셉트로 방송이 됐지만, 점차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방식으로 변질이 돼 지금은 ‘사이버 유흥업소’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방송 스타일을 선보인 커맨더지코는 지난해 SOOP에서 별풍선 1위를 차지했으며,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실수령 했을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2, 3위를 스트리머들도 100억원대를 받았는데, 지난해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스트리머들 중 9명이 엑셀방송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엑셀방송이 아프리카TV를 점령하다시피 하지만,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제재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SOOP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으면서 엑셀방송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튜브, 아프리카TV 콘텐츠를 모두 제작한 경험이 있는 한 PD는 엑셀방송 확대 배경으로 ‘SOOP의 제한적인 수익 모델’을 꼽았다.
우선 이 PD는 SOOP의 플랫폼 특성에 대해 “SOOP은 라이브 방송이 주된 콘텐츠로, 이것이 무려 18여 년간 이어져 왔다. 해당 플랫폼에서 장기간 방송해 온 스트리머들은 이미 이 문화에 익숙해져 있으며, 또 이전부터 도방(시청자들과 함께 다른 스트리머의 방송을 관음 하며 리액션하는 방송), 합방(여러 스트리머가 한 방송에서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것) 문화가 있었다. 이러한 문화의 발전된 버전이 엑셀방송이라고 여긴다. 무명의 스트리머는 합방을 해 이름을 알리기 위해, 유명 스트리머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이용해 윈-윈하는 구조로 만들어진 방송”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문화에, 별풍선이 유일한 수익모델인 만큼 엑셀방송의 확산을 막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이 PD는 “유튜브에서도 후원받아 술 먹방을 하거나, 엽기적인 리액션을 요구하는 등의 문화는 동일하게 존재한다. 다만 SOOP처럼 활발하게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문화가 아니라 일시적인 현상에서 그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서 팬덤의 규모(구독자)에 따라 광고의 단가가 정해지게 된다. 그러나 SOOP의 라이브 방송을 평가하는 단위는 팬이 아닌 평청자(평균 시청자)이고, 라이브 방송은 1회성이라는 한계가 있다. 물론 SOOP 스트리머가 타 플랫폼에서 PPL(간접광고) 영상을 제작하기도 하고, 혹은 SOOP에서도 이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분류에 따라 광고 단가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