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마약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라는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했다. 한때 아시아의 모범국으로 불리던 우리나라가 마약의 유혹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대마, 코카인, 필로폰, 펜타닐 등 수많은 마약이 태국과 중국, 미국, 멕시코 등지에서 밀물처럼 유입되면서 오히려 마약공화국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자조감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마당에 최근 소위 ‘마약 던지기’ 수법이 등장하면서 사회 각계 각층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가 다소 의아할수 있는 ‘마약 던지기’수법이라함은 마약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텔레그램을 활용하여 연락 후 가상계좌 등을 통해 대금을 결재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확인 후 판매자가 약속한 특정 장소에 마약을 던져놓으면 이를 구매자가 회수해가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이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누군지 알수 없는 익명성이 보장되면서 최근 마약 판매 수법에 활용되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마약사범 단속 현황에서도 알수 있는데 최근 5년간 경찰청의 마약류 사범 검거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9년 1만411명이던 검거 인원이 지난해 1만7817명으로 2019년 대비 약 71%가 증가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수사기관에 의해 적발되는 마약사범은 전체의 2%도 안되며 실제 마약인구는 100만명을 넘을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세청의 마약사범 단속 현황도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관세청이 24년 공개한 마약사범 단속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하루 평균 2건, 총 623건의 마약 밀수를 적발하였다고 하는데 적발량만 하더라도 574㎏으로 이는 1천900만명이 투약할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1㎏이상의 아편, 50g이상의 헤로인과 필로폰을 거래하다 적발될 경우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최대 사형에 처하고 재산도 모두 몰수하는 극약처방으로 마약사범을 다스리고 있다. 비단 이웃 국가 사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마약범죄는 가정과 사회, 더 나아가 나라를 병들게 하는 망국행위임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마약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이웃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한 번 빠져들면 빠져나오기 힘든 마약의 유혹은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할 뿐 아니라, 그 가족 모두에게 평생의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김덕형·장성경찰서 경무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