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 트럼프 부인했던 앱스타인 생일축하 외설 편지 공개

2025-09-08

트럼프, 가짜뉴스라며 WSJ 상대 거액 손배소 제기

법무부 거부 앱스타인 파일 공개 압박 더 거세질 듯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복역중 자살한 제프리 앱스타인에게 생일축하 문구와 함께 보낸 여성의 신체가 그려진 외설 편지 사본이 8일(현지시간) 공개됐다. 그 동안 편지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이를 보도한 언론사에 거액의 명예훼손 소송까지 제기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앱스타인을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 날 앱스타인의 유산 관리 변호사들이 제출한 앨범 속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존재를 부인해온 외설 편지가 포함돼 있다며 편지 사본을 공개했다. 편지는 나체 여성의 윤곽을 그린듯한 그림 안에 인쇄된 축하 문구가 채워졌으며, 마지막에는 "생일을 축하하며, 매일이 또 다른 멋진 비밀이 되기를 바란다"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은 여성의 허리선 아래에 '도널드(Donald)'라는 이름을 휘갈겨 쓴 필체로 써져 있었다.

하원 감독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캘리포니아) 의원은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은 앱스타인 수사 자체를 정치적 사기극이라고 치부하며 생일 축하 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번에 의회가 확보한 문건은 그가 거짓말을 했음을 보여준다"며 "더 이상 거짓말은 안 된다. 지금 당장 전체 파일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의 생일 앨범은 2003년 앱스타인의 50세 생일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그의 지인들이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만든 것이다. 이번에 의회에 제출된 앱스타인 생일 앨범은 2003년, 앱스타인이 첫 번째로 체포(2006년)되기 전 제작된 것으로 전문가에 의해 제본된 사진첩 형식이다. 당시 앱스타인의 주요 지인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의 이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단순한 축하 메시지였으나 일부에는 성적 암시가 담긴 그림이나 사진 등이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외설 편지는 지난 수개월 동안 행정부가 앱스타인 관련 파일의 공개 여부를 두고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에도 앱스타인 관련 추가 문건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정치적으로 조작된 사기극'이라며 거절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7월 앱스타인과 불법 성매매에 직접 가담한 고객 명단은 존재하지 않으며, 새로운 파일은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내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가(MAGA, 미국을 위대하게) 세력과 일부 의회 인사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곧바로 문건 공개 압박으로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담긴 외설적 편지가 앨범에 포함돼 있다고 지난 7월 보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 직후 가짜뉴스라며 법원에 WSJ 기자와 WSJ의 모기업인 뉴스코퍼레이션 소유주 루퍼트 머독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100억달러(14조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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