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약값 내려라"...17개 대형 제약사에 서한 발송

2025-08-01

"9월29일까지 해법 내놓지 않으면 모든 수단 동원"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개 대형 제약회사에 미국의 처방약 가격을 해외와 동일한 수준으로 낮추라며 서한을 발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 29일까지 구속력 있는 해법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현지시간 31일 로이터가 백악관 발표를 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라이 릴리(LLY.N)와 화이자, 노보노디스크, 노바티스, 사노피(SASY.PA) 등 17개 대형 *제약사 CEO 앞으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해당 제약사에는 길리어드와 리제네론(REGN.O), 머크(MRK.N), 존슨앤드존슨(JNJ.N), 아스트라제네카(AZN.L), EMD세노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베링거인겔하임, 애브비, 제넨테크, 암젠, GSK 등이 포함됐다.

◆ 트럼프 "제약사들 개선 의지 결여"

앞서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약값을 해외와 같은 수준으로 낮출 것을 제약사에 요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여기에 응하지 않으면 당국이 규제 조치를 취하거나, 해외에서 더 저렴한 의약품을 수입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기에 5월 압박 이후 이들 제약사들이 보인 태도는 형편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르스소셜 계정에 해당 서한을 게재하면서 "이 중차대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제약사들이 우리 정부에 보내온 제안은 언제나처럼 업계에 수십억 달러의 지원을 요구하는 내용이거 남 탓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고 질타했다.

변화의 의지가 결여된 현상 유지에 불과했다는 이야기다.

◆ "미국 약값 선진국 내 가장 낮아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약사들에 발송한 서한에서 "미국 저소득층 의료보험(Medicaid)에 가입된 모든 환자에게 이른바 '최혜국(most-favored-nation)' 약값을 적용하고, 신약에도 이러한 가격을 보장하라"고 했다.

로이터는 미국 내 처방약 가격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 가장 낮은 가격에 맞추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실제 트럼프는 "제약사들이 미국보다 더 나은 가격 조건을 다른 선진국에 제시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제약사들이 다른 나라에서 약값을 높여 얻은 초과 수익을 정부와 협정을 통해 미국 환자와 납세자에게 반환하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가 유통 상인을 끼지 않고 직접 환자들에게 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도 찾겠다"고 밝혔다.

◆ 전문가들 "순순히 응하지는 않을 듯...허공에 총질"

제약사들에 요구된 시한은 9월 29일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는 구속력 있는 답변을 시한까지 제출하지 않고 불응하면 "약값 남용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재차 엄포를 놓았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에 제약주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일라이 릴리와 길리어드 사이언스(GILD.O) 주가는 2% 가까이 내렸고 제약업종지수(DRG)는 3% 떨어졌다.

트럼프의 엄포에도 불구 제약업계 전문가들은 제약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순순히 응할 것 같지는 않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내슈빌 밴더빌트 대학교의 스테이시 두세치나 보건정책학 교수는 "어쩌면 기업들이 현재 제품 중 일부를 더 낮은 가격으로 직접 판매할 수 있는지 타진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BS의 트룽 후인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이번 서한은 이전 요구를 되풀이한 것으로, 현실적으로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그저 허공을 향한 또 한번의 총질에 불과하다(just another shot in the dark)"고 덧붙였다.

한편 화이자와 노바티스, 애브비, 그리고 독일 머크(Merck KGaA)의 미국법인인 EMD 세로노를 포함한 제약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 대변인 에이미 로즈는 "화이자는 트럼프 행정부 및 의회와 미국 환자들의 접근성과 약값 부담 완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그간의 논의는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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