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잘생기기까지 했다”…관세 폭풍 막을 유일한 어른

2025-04-08

트럼프 관세전쟁 설계자들

미국 예일대를 졸업한 29세 애널리스트 스콧 베센트는 1992년 조지 소로스가 세운 퀀텀펀드의 런던사무소에서 일했다. 시장 상황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게 주특기인 그는 주택시장에서 이상 신호를 감지했다. 영국은 단기 주택담보대출을 운영해 금리가 오르면 가계에 타격이 큰 구조였다.

당시 유럽 주요국은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유럽환율체제(ERM)를 채택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독일 마르크화 대비 상하 6% 밴드 내에서만 움직이도록 고정돼 있었다. 독일이 통일 후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초고속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마르크화 강세로 그 간격이 점점 벌어졌다. 베센트는 영국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지만, 그럴 경우 주담대 금리도 올라 경제에 부담을 주는 구조적 문제를 봤다.

소로스는 모든 자금을 동원해 파운드화 공매도에 나섰다. 150억 달러(약 22조원)를 준비했는데, 100억 달러(약 15조원)쯤 썼을 때 영란은행이 무릎을 꿇었다. 파운드화가 수직 낙하하면서 소로스는 몇 주 만에 10억 달러(약 1조500억원) 수익을 올렸다. 베센트의 관찰과 분석이 소로스에게 확신을 줬기 때문에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있었다. ‘영란은행을 턴 남자’란 소로스 별명 뒤에는 베센트가 있었다. 뉴욕타임스(NYT)가 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무장관 베센트 이야기다.

베센트는 거시 분석 투자 전문가다. 글로벌 지정학 여건과 각국 경제정책을 분석해 채권·주식·통화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얻는 헤지펀드 매니저로 40년을 보냈다. “나비 효과를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미국 농업이나 국채 가격에 영향을 미칠지 읽어내는 데 능하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베센트가 트럼프 관세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세는 상무장관과 미국무역대표부(USTR) 소관이지만, 트럼프가 던진 상호관세 ‘폭탄’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관리하는 건 베센트 재무장관 몫이다.

그가 각국 경제 수장들과 소통하면서 세계경제가 가라앉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비효과를 간파하는 능력자 베센트가 두 손을 든다면 관세 전략은 추력을 잃을 수도 있다. 베센트의 생각을 들어봐야 하는 이유다.

진통 끝에 낙점된 ‘유일한 어른’

거시경제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난 데다 차분한 성격과 절제된 언행이 발탁 요인이다. 그런데 재무장관 인선은 트럼프 2기 조각에서 가장 진통을 겪은 사례로 꼽힌다. 상무장관이 된 하워드 러트닉과 베센트가 세계 최대 경제 수장 자리를 놓고 전례없는 격전을 치렀다.

경험이나 인품, 학식에서 베센트가 한 수 위였지만, 베센트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경제정책에 전적으로 동의하는지가 막판까지 고심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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