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표는 자동차, 사진 등과 함께 대표적인 ‘수집’ 대상이자 ‘덕질’ 대상으로 꼽힌다. 저렴한 가격에 매년, 매월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우표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부담 없이 수집할 수 있다. 원하는 우표가 있다면 우정사업본부가 운영하는 한국우표포털을 통해 직접 경매에 나서볼 수도 있다.
우표수집은 정부가 따로 통계를 만들 정도로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권장하는 취미생활이기도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표수집을 취미(우취)로 하는 국내 ‘우취 인구’는 지난해 기준 2만698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평균 8만~9만명 수준을 기록했다. 우표를 모으는 것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올해는 국내 우표인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행사도 진행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9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11년 만에 ‘세계우표전시회 필라코리아 2025’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세계우표전시회는 우표를 통해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고 국가 간 우취 교류 확대와 국민 문화생활 증진을 위해 10년마다 개최하는 국제행사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65개국에서 출품된 약 20만장의 우표 작품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고 비싼 우표로 평가받는 ‘1센트 마젠타’ 우표가 국내 최초로 전시된다.
‘1센트 마젠타’ 우표는 1856년 영국령 기아나(현 가이아나)에서 발행된 우표다. 당시 폭풍으로 우표가 공급되지 않자 지역 우체국장이 소량으로 발행해 임시 우표로 사용됐다. 이런 특수한 배경으로 현재 단 한 장만이 남아 있다. 희소성을 인정받아 2021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선 830만달러(약 115억원)에 낙찰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표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 때문에 ‘우표 계의 모나리자’라는 별명도 붙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의 희귀우표도 만나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발행 우표인 ‘문위우표’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우표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각각의 우표가 지닌 역사적 가치와 희소성은 물론, 우표를 연구하고 수집하는 전 세계의 ‘우취 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우정사업본부의 설명이다.
전 세계의 다양한 우표뿐만 아니라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전시회를 즐길 수 있도록 로봇이 그려주는 초상화, 인공지능(AI)에 나만의 우표 추천받기 등 다양한 무료체험 공간도 함께 마련된다. 현재 ‘세계우표전시회 필라코리아 2025 홈페이지’에서 사전등록을 한 뒤 전시 기간에 방문할 경우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세계우표전시회는 우표를 매개로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교류하는 축제의 장”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우표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국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즐기는 기회를 넓혀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