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스, 매운맛·만능 식재료로 성장성 무궁무진

2025-05-13

출장 업무로 미국 곳곳을 다니다보면 이젠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한식당을 만날 수 있다. 된장·고추장 등 한국식 양념으로 정갈하게 차린 밥상을 마주하노라면 반갑기 그지없다. 회사가 위치한 뉴욕 맨해튼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한식당 개점 소식이 들려온다. 입맛 까다로운 비건(채식)족을 겨냥한 한국식 두부전문점이 문을 여는가 하면 한식 바비큐 전문 레스토랑도 인기다.

맨해튼 22번가 근처엔 고추장과 간장 소스를 얇게 발라 맛을 낸 한국식 치킨집이 요즘 뉴요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치킨 한조각 가격이 4∼7달러에 달하지만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다. 값비싼 샴페인과 곁들여 먹는 한국식 치킨의 고급화 전략이 통한 결과다.

미국에서 한식이 큰 인기를 끌면서 한식 소스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진다. 불고기소스·비빔고추장소스·된장찌개양념·떡볶이소스 등 다양한 ‘케이(K)-소스’들을 현지 마켓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식 소스의 인기는 수출액 증가로도 확인된다. 미국 대상 소스류 수출액은 2022년 7900만달러에서 2024년 8800만달러로 늘었다. 최근엔 전통 장류보다 간편하고 먹기 쉽게 가공된 다양한 한식 소스류의 수출 약진이 돋보인다.

K-소스가 인기를 끄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한국 드라마·영화 등을 통해 한국 음식을 자주 접하는 상황에서 발효소스가 가진 과학적 우수함, 독특한 매운맛과 특유의 감칠맛이란 차별성, 다양한 요리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 등이 K-소스가 가진 강점으로 꼽힌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소스류 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소스류 시장규모는 360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여러 민족의 음식문화가 확산하면서 다양하고 특색 있는 소스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전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매운맛 열풍도 우리에겐 큰 기회다. 매운맛 소스의 대명사인 타바스코·스리라차 소스가 미국 레스토랑에서 테이블소스(식탁서 바로 사용하는 소스)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고추장소스도 그에 못지않은 맛과 품질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서다. 국내 소스 시장에서 간편식과 냉동식품 인기로 인해 전통 장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테이블소스 시장이 커지는 것도 수출에 긍정적이다.

이밖에 유기농, 저염, 천연 재료, 글루텐프리(글루텐이 없는 식품), 비건 등 건강 소스 시장도 전망이 매우 밝아 기능성 소스 시장에 대한 연구개발(R&D)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온라인 유통망의 확대는 다양하고 이국적인 소스를 맛보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 K-소스의 인지도 강화에 노력해야 한다. 식탁 위의 마술사, 소스! 한스푼의 소스가 지닌 맛의 깊이를 위한 K-소스의 여정이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

윤미정 aT 미주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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