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네
김말봉(1901∼1961)
세모시 옥색 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 나가 구름 속에 나부낀다
제비도 놀란 양 나래 쉬고 보더라
한 번 구르니 나무 끝에 아련하고
두 번을 거듭 차니 사바가 발 아래라
마음의 일만 근심은 바람이 실어가네
-한국 가곡
아름다워라, 노래여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양대 일간지에 장편 소설을 잇달아 연재해 폭발적 인기를 모았던 김말봉 작가는 30여 년의 작품 활동 기간에 장편소설 31편과 단편소설 20편, 동화 6편이라는 방대한 양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녀는 시 6편도 남겼는데, ‘그네’는 시조로 쓴 것이다. 그러나 첫수 종장 두 번째 음절을 석 자로 씀으로써 시조의 정격을 깨고 있다. 두 번째 수에서는 시조의 정형성을 지켰다. 이 시조는 사위 금수현이 곡을 붙이면서 파격의 음절을 둘째 수에 맞춰 ‘노올라안 양’으로 노래하게 함으로써 완벽한 시조가 되었다. 금난새 지휘자는 금수현 작곡가의 아들이니 3대 예술가 집안이다.
오늘날 한국인들은 그녀의 많은 글들 가운데서 가곡이 된 시조 ‘그네’를 듣고 부르며 김말봉·금수현을 기리고 있으니 노래의 아름다운 힘이라고 하겠다.
유자효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