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학균 "삼성전자 주가, 정상화 시점 알 순 없지만 투자 한다면..."

2024-09-26

[FETV=심준보 기자] "이게(삼성전자 주가) 언제 정상화된 가격으로 갈 수 있을지는...(중략)",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을 가지고 투자 한다면 삼성전자가 10만전자 간다고 하고, 사는 데에 겁이 없었던 때 보다는 훨씬 안전하지 않나 생각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사에서 가진 FETV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전망을 밝혔다.

지난 19일 미국 중앙은행(Fed)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고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FETV는 '여의도의 현인'으로 불리는 김 센터장의 견해를 듣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요즘 국내외 금융투자업계에 이벤트가 많다. 가장 많이 시간을 할애하고 신경 쓰는 것은 무엇인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다. 자본시장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기여하고 싶은 바도 있어 밸류업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최근 밸류업 정책으로 인해 신영증권 포함 많은 금융주들이 올랐는데

신영증권은 밸류업 관련 특별한 리액션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신영증권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2020년 코로나 발발 등 어떤 기간으로 잘라놓고 봐도 증권주 중 성과가 가장 좋다. 밸류업뿐만 아니라 모르는 걸 안 하고 우리가 아는 비즈니스를 하고 하는 것에 더해서 기존의 안정적인 배당정책 등이 맞물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국내 증시의 문제점으로 언급되는 상속세, 재벌 승계, 지배구조와 주주친화정책 등등은 개별적으로 생각할 수 없고 상호 간 교집합이 큰 것 같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서로 연결이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한번에 변화를 주기엔 한계가 있고 화두로 올려놓고 다같이 논의가 필요하다.

-과거 강력한 중앙집권형 계획경제로 소수의 대기업 집단에게 몰아주는 방식은 타 국가에도 몇몇 있었지만 그 사례가 우리나라만큼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까지 오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 때문일까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한국은 국가 자체가 오너십이 좀 강한 것 같다. 이는 장기적, 단호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인 반면 기업의 여러 의사결정이 지배주주로 상징되는 오너 중심 편향적으로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 지배주주나 이사회 등이 주주이해관계를 대변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해관계 불일치를 완화시키는 게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중요한 요소다. 대주주들과 소유주들의 상속세 부담이 높은 것 역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건씩 화두에 올려야 한다. 최근 주식투자자들이 1400만명까지 늘어나 적절한 시기에 좋은 화두가 던져졌다.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돈 버는 주식'이라고 불렸던 삼성전자 주가가 1년 반 전으로 돌아갔다. 진입 타이밍으로 볼 수 있을까

진입 타이밍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힘들다. 삼성전자가 지금 도전의 단계에 있는 건 맞다. 삼성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경쟁력을 생각하면 기존의 삼성전자가 갖고 있던 경쟁력 등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언제 정상화된 가격으로 갈 수 있을지는 본질적으로 알 수 없다. 그러나 시간을 이겨 낼 수 있는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면 삼성전자 사는 데 겁이 없었던 2021년보다는 훨씬 안전하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각종 방송이나 지면기사 등 각종 매체에서 '단언할 수 없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자주 사용하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는 증권사들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자기반성 보고서'도 내고 있다

시장에 있는 사람은 실패의 과정도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내가 돈을 잘 번다면 투자를 그만둘 이유가 없다. 투자를 그만뒀다면 망했다는 뜻이 된다. 투자는 망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워런버핏이 '투자란 돈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참을성이 많은 사람에게 넘어가는 게임이다'라고 말했는데 공감 가는 게 많다.

-지난 19일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됐다. 50bp 인하 '빅컷'이었는데도 당일 변동성은 아주 크진 않았는데

통상 50bp 인하는 일종의 파격이다. 금리인하가 꼭 시장에 호재라는 건 아니지만 이번엔 지표가 나빠서 50bp 낮췄다기보다는 과거 2019년과 같이 예방적, 보험적 인하 성격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금리 인하는 지속되겠지만 이번에 50bp 낮췄으니 다음엔 25bp, 그다음에 부족하다면 50bp 이런 식으로 울퉁불퉁하게 갈 가능성이 있다. 연속적으로 50bp씩 낮출 거 같진 않다.

-11월과 12월에도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데 이때 역시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크지 않을것으로 보는건가

그것은 경제지표에 기반할 것이다. 일부는 50bp 인하를 두고 '위험에 처해있다는걸 반영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말하지만 그런건 아닌거같고 뉴트럴(중립) 혹은 악재는 아니다 정도로 생각한다.

-어떤 지표를 유의 깊게 살펴야 할까

어떤 투자를 하는 사람이냐에 따라 다르다. 기업을 사고파는 사람들은 경제지표보다 기업 자체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회사와 동업한다고 가정하면 금리가 올랐다고 동업을 포기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적은돈이라도 부자처럼 행동해야한다. 연준의 의도를 해석하는 등의 영역은 본질적으로 지속하기 어렵다. 개별 기업에 투자한다면 동업을 한다 생각하고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50bp 인하로 인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약 50%로 점쳐지고 있는데

미국이 크게 낮췄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생각하면 주저하겠지만 내수를 생각하면 낮춰야 한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굉장히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계대출이 많이 증가했다. 그러나 모든 정책은 트레이드오프(상충) 관계다. 금리인하로 인해서 모든 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공감한다. 다만 지금 한국의 내수는 구조적 대 정체이기 때문에 뭐라도 할 수 있는 걸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미국 증시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은

AI(인공지능) 주식이 과거보다 많이 올랐는데 성장성은 있지만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8월 5일 '검은 월요일'날 변동성이 너무 높았다. 현재는 엔캐리트레이드 때문이었다는 게 정설처럼 받아들여지지만 그전에는 누구도 그러한 변동성을 예상하지 못했다. 알고리즘 자동매매 때문에 높은 변동성이 발생했다는 의견도 있다.

정확한 메커니즘은 모르겠지만 사람이라기보다는 기계의 힘이 작동하는구나 같은 생각은 들었다. 물론 여러 요인들 중 무엇이 가장 영향이 컸는지는 알 수 없다. 엔캐리트레이드는 내러티브(narrative) 관점에서 설명력이 높다. 그러나 통계로는 잡히지 않는다. 주변에서 이와 비슷한 투자를 하는 사람들 중 엔화를 빌려서 투자한다는 사람은 못 봤다.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거가 될 수는 없지만 실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최근 ETF 투자가 늘고 있다. 투자자들이 갖춰야 할 자세가 있다면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는 오르고 난 다음에 만들어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 버블(거품)을 더 강화시킬 수도 있고 하락 시에는 더 큰 하락이 생길 수도 있다. 액티브 ETF는 종목을 사는 것과 똑같은데 수수료가 더해진 격이라고 생각한다. 패시브 ETF와 액티브 ETF는 전혀 다르다.

-미 중 갈등으로 인해 한국 기업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보는지

최근 대외교역에서 중국 위안화 결제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나름의 생태계를 러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만들고 있다. 한국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이다. 중국과 한국은 겹치는 산업 분야가 많은데 그간 국가 보조금으로 많은 이익을 챙겨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블록이 확실하게 쳐졌다. 이로 인해 한국이 속한 블록 안에서 얻는 이득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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