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이송 움직임, 우리 위성이 포착…오스틴 미 국방장관 “사실이라면 우려”

2024-10-20

국가정보원이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 움직임에 대해 관련 정보를 대량으로 공개하고 있다. 군이 독자 수집한 정보는 물론 우크라이나로부터 받은 정보까지 공개하는 것을 두고 현대전에서 부각되는 ‘정보 심리전’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보 자산의 노출 위험까지 감수한 이번 정보 공개가 향후 북·러의 행보에 미칠 영향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원은 지난 18일 이례적으로 ‘북한 특수부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확인 보도’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 북한군 파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수송 방법, 투입 지역, 부대까지 특정했다. 북한 특수부대 이송 움직임을 한국 정찰위성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까지 증거 자료로 제시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 협력해 인공지능(AI) 안면 인식기술을 적용해 북한군 미사일 기술자를 특정하기도 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19일 “국정원이 대량의 물증을 푼 건 그만큼 정보의 신빙성에 자신을 갖고 심리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태용 국정원장은 지난 7월 국회 정보위에서 “과거엔 군사·안보 분야 정보는 절대 바깥에 노출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됐으나,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추세가 일부를 공개함으로써 유관 국가의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 이번 국정원의 정보 공개로 북한군 파병 이슈에 대한 국제사회와 외신의 주목도가 대폭 높아지면서 북한과 러시아를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우크라이나 파병론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는 등 국제사회의 대응 움직임도 기민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보 공개가 북한과 러시아의 긴밀한 군사협력 움직임을 저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성욱 원장은 “현재 북·러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마이 웨이’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의 정보 ‘대량 방출’에 대한 미국의 신중한 반응도 주목된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국방장관회의 후 국정원의 정보 공개 사실은 언급하지 않은 채 “보도를 확인할 수 없으나 사실이라면 우려된다”고 말했다. 동맹인 미국의 이런 태도는 다소 이례적이란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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