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난임까지 유발하는 자궁내막증, 조기 진단·치료 필요

2025-03-23

전문의 칼럼 노주원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가임기 여성이라면 월경통을 경험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국내 성인 여성의 약 77%가 월경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모든 월경통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월경통은 자궁과 관련된 기저 질환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자궁내막증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자궁 외부에 존재하는 상태다.

자궁내막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무증상부터 골반통, 하복부 통증, 골반 내출혈, 자궁 주위의 유착으로 인한 월경 곤란, 부정 출혈, 성교 시 불쾌감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일반적인 월경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진단·치료가 늦어지면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특히 난포의 소실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가임력이 저하해 난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난임 여성의 25~50%에서 자궁내막증이 보고됐다. 따라서 월경통이 심하거나 평소와 다른 패턴의 통증이 지속한다면 적극적인 진단이 필수다.

올해부터 정부에서 결혼 여부와 관계 없이 20~49세 남녀를 대상으로 초음파 및 난소 기능(AMH) 검사를 포함한 필수 가임력 검사비를 지원하면서 자궁내막증을 포함한 여성의 생식 건강을 더 쉽게 점검할 기회가 확대됐다.

자궁내막증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환자의 개별적인 상태와 임신 계획 등을 고려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과거에는 복강경 수술을 통해 병변을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수술 후에도 재발 우려가 높고 가임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약물치료를 먼저 권고하고 있다. 수술을 시행한 경우에도 장기적인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내막증 약물치료에는 황체호르몬 제제, 복합 경구피임약, 생식샘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 작용제 등이 사용된다. 황체호르몬 제제 중 하나인 디에노게스트 성분의 경구 약제는 자궁내막증과 관련된 통증 완화 및 병변 크기 감소에 효과적이다. 장기간 사용 시에도 안전성이 확인돼 임상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자궁내막증 같은 질환은 여성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여성 건강을 위해 더 빠른 행동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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