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표류· 원재료 값 인상’…치킨업계 수난시대

2024-10-15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원재료 값 부담’과 ‘배달앱 수수료’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업체인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8300만 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교촌치킨’ 프랜차이즈 본부인 교촌에프앤비는 코로나19 시기 치킨 전용유의 가격이 급등하자, 기존 연간 계약이 남아있음에도 당초 약정된 캔당 유통마진을 1350원에서 0원으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협력사들은 2021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기존 거래조건으로 얻을 수 있었던 7억 원 상당의 유통마진을 잃게 됐다. 같은 기간 교촌에프앤비의 유통마진은 소폭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년 간 실적을 보면 교촌에프앤비도 웃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익성 개선에 매달리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1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6.9% 감소했다. 매출은 2271억 원으로 2.2% 증가했다.

지난 2분기만 보면 9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가맹지역본부를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159억 원의 일시적 비용이 발생한 탓인데, 이 역시 유통단계 축소 및 운영 합리화 정책 추진의 일환이다. 전사적으로 효율성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각종 제반비용 부담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교촌에프앤비 뿐만 아니라 다른 치킨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비비큐(BBQ)는 지난해 말 원가 부담으로 올리브유 100%에서 해바라기유를 50% 섞는 것으로 비율을 조정한 바 있다. 올리브유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 및 가맹점에 부담을 전가하는 대신 새로운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을 개발해 원가를 절감하고 가격 인상 요인을 자체 흡수하려고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BBQ는 같은 해 10월 외식물가 안정 위한 현장점검을 나선 농림축산식품부 권재한 농업혁신정책실장을 만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육계 가격 등 생산자 물가, 인건비, 배달플랫폼 및 배달대행 수수료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인한 어려운 현실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실제로 원재료 가격 상승 뿐만 아니라, 배달앱 수수료 문제로도 외식업체들은 머리가 아프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5개 브랜드(BHC·BBQ·교촌치킨·굽네치킨·푸라닭) 가맹점주 협의회 대표들은 이달 10일 배민의 신규 무료 배달서비스 ‘배민클럽’을 임시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등 보이콧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9월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배달의민족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배달 앱 이용료를 두 차례 대폭 인상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신고한 바 있다.

당시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회장은 “배달앱 회사들이 매년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두고 회원이 늘면서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비용 절감이 가능한데 오히려 가격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달 14일 정부 주도의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7차 회의가 개최됐으나, 명쾌한 합의안은 도출되지 못했다. 수수료 완화 관련 배달의민족 등 배달플랫폼 측은 지난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된 안을 제시했으나, 입점업체들의 입장은 또 달랐다.

상생협의체는 조속한 시일 내에 추가 회의를 개최해 양측 간 입장을 조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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