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철 현대건설 상무
“건설업 반영한 사업 고민 중 정원 결론
빠른 규제 대응 통한 해외 기회 모색도”
“우리가 아파트를 많이 짓는데, 단지 내에 생물다양성을 보전할 수 있는 정원을 조성하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사옥에서 만난 문제철(사진) 현대건설 IR담당 상무는 힐스테이트 아파트에 ‘H-네이처가든’을 조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H-네이처가든은 현대건설이 강원도자연환경연구공원·월드비전과 손잡고 만든 우리나라 특산·자생식물 정원을 말한다. 문 상무는 “건설업이 업의 특성을 반영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 결과”라고 짚었다.
특산식물이 멸종되는 것을 막고, 입주민의 만족도와 자부심까지 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 활동이지만 실제 도입에 이르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특산식물 유지·관리 전문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정원 관리 주체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했다.
문 상무는 “저희가 원한다고 모든 단지에 도입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보니까 입주민, 지자체와 협의를 거치고, (사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NGO(비정부기구)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노력이 아파트 상품성을 높이는 효과까지 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이 H-네이처가든과 같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꽃피울 수 있었던 건 일찌감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내재화하는 과정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문 상무는 “어떻게 하면 (ESG 경영을) 내재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다”며 “그 고민이 결국은 지속가능경영협의체를 탄생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ESG 경영은 당장 눈에 (성과가) 보이는 부분은 아니다”며 “그러다 보니 최고경영진의 의지도 중요했고, 회사가 ESG 경영에 몰입하기 위해선 이를 총괄할 수 있는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속가능경영협의체가 구성됐다”고 덧붙였다.
ESG 경영이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에서 현대건설은 ESG 내재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문 상무는 “규제 대응을 선제적으로 한 업체만이 유럽연합(EU)이나 다른 국가들에서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규제 대응이라는 게 리스크 요인이기도 하지만 그 규제가 저희에게 또 다른 사업의 기회를 창출해 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ESG 경영 관련 데이터 정확성을 높이는 데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문 상무는 “향후 ESG 공시가 이뤄지게 된다면 가장 큰 이슈는 데이터의 정확성일 것”이라며 “여러 (ESG) 활동들을 정형화시키거나 데이터를 자동화시키는 작업을 향후 대응의 중요한 한 축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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