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프트한자 여객기가 10분간 조종사 없이 비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독일 DPA 통신은 17일(현지 시각) 스페인 민간 항공 사고 당국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2월 1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스페인 세비야로 향하던 루프트한자 여객기(에어버스 A321)에서 이 같은 소동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 199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해 있었다. 기장이 화장실에 간 사이 자리에 있던 부기장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조종간을 잡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부기장이 정신을 잃으면서 조종 장치를 조작했지만, 다행히 자동 조정 기능 덕분에 비행은 안정적으로 이어졌다.
8분 만에 돌아온 기장은 부기장에게 문을 열도록 요청하는 조종실 접근 코드를 5번이나 입력했지만 부기장이 의식을 잃어 들어갈 수 없었다. 승무원이 인터폰으로 부기장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응답이 없어 기장은 단독으로 문을 열 수 있는 비상 코드를 입력했다. 다만 그 사이 부기장이 의식을 회복해 안쪽에서 문을 열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은 부기장의 얼굴이 창백하고 땀을 흘리며 이상하게 움직이자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승객으로 탑승해 있던 의사는 응급처치 후 심장 질환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여객기는 당시 가장 가까운 마드리드 공항에서 긴급 착륙했다. 부기장은 공항에서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고 발작 장애 진단을 받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