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추진하는 2조원 규모 국가인공지능(AI)컴퓨팅센터 사업에 참여 의향을 전달한 기업·지방자체단체가 100여곳에 달하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5월 공모 신청을 앞두고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한 통신·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사업자와 건설사, 지자체 등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이해민 의원실(조국혁신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과기정통부가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참여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100여곳이 의향서를 제출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은 민·관이 최대 2조원 가량을 합작 투자해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장을 보유한 1엑사플롭스(EF·1초에 100경번 부동소수점 연산 처리 능력)급 컴퓨팅 자원을 구축, 기업·공공 등에 AI 인프라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기업·기관 등을 대상으로 상세한 내용이 담긴 공모지침서를 최근 전달했다. 지침서를 바탕으로 본 공모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침서에 따르면 컨소시엄에는(구성 예시)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AI컴퓨팅 서비스 구축·운영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운영 △통신서비스 제공 △건축 및 건설 △토지 제공 등 다양한 사업자와 기관 등이 참여해야 한다.
특히 '복수의 클라우드·통신 사업자 간 컨소시엄 구성 시 우대한다'는 조항이 있어 통신사와 클라우드 업체 간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이미 업계에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개 통신사와 국내외 주요 클라우드 기업 간 논의가 활발하다. 토지를 제공하는 지자체와 건축·건설사도 컨소시엄 참여를 적극 타진 중이다.
한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신축에 관심을 갖는 건축·건설사가 많아 컨소시엄에 참여 문의가 많다”면서 “센터가 비수도권에 위치할 예정인 만큼 여러 지자체 역시 관심이 많고 컨소시엄 구성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센터 개소 목표 시기가 2027년으로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기존 데이터센터를 보유했거나 이미 전력, 부지 등을 확보한 곳에서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기존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곳에선 센터 개소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강점을 앞세우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침서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5월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컨소시엄의 사업참여계획서를 접수한 후 이들을 대상으로 6월 기술·정책 평가(1단계)를 진행한다. 이후 투자·대출 등 금융심사(2단계)를 거쳐 8월 말~9월경 최종 우선협상대상 컨소시엄을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컨소시엄은 연내 AI컴퓨팅 서비스 조기 개시와 함께 2027년 이내 AI컴퓨팅 센터 개소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의향서를 제출한 곳들이 모여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종 사업참여계획서를 제출하는 곳은 100여개보다는 훨씬 압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