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임기 단축 개헌’ 거드는 與 잠룡들

2025-02-26

대권 겨냥 지지층 끌어안기

오세훈 “野 줄탄핵 무력감 공감”

홍준표 “계엄 막전막후 알게 돼”

안철수 “제왕적 권한 축소 국민 뜻”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꺼내든 ‘임기 단축 개헌’ 카드가 여권의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여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군들은 일제히 개헌에 주목, 윤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를 좁히는 모양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 대해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탄핵 반복에 굉장히 무력감을 느낀 것 같다”며 “심정적으로 크게 이해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중도 사퇴 당시가 떠오른다면서 “직접적으로는 무상급식이 원인이었지만 그 바탕에는 1대9 수준의 여소야대 구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의회가 하고 싶은 일은 못하게 하고, 제 철학과 다른 일은 조례를 만들어서 하게 했다”며 “무력감과 ‘내가 식물시장이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사실은 사퇴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그간 ‘탄핵 찬성’ 입장에서 윤 대통령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 온 오 시장이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윤 대통령에게 공감을 표한 것이다. 개헌론자인 오 시장이 개헌이라는 의제를 교집합으로 삼아 윤 대통령의 지지층을 끌어안는 한편 상대적으로 개헌에 소극적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차별화를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방분권 강화’를 골자로 한 개헌을 주장한 오 시장은 이날도 개헌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오 시장은 “자치 입법, 자치 재정 등 내치 권한을 광역화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넘기면 싱가포르처럼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할 수 있다”며 “국민소득 10만달러 나라를 만들기 위해 퀀텀점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장기 투자자 혜택 제공, 배당소득 세율 인하, 양도소득 과세 차별 폐지 등을 제안하는 등 사실상의 대권 행보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박스피’(주가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상승과 하락이 없는 코스피를 일컫는 말)와 과세차별의 감옥에서 투자자를 해방시켜야 한다”며 “국민 자산 증식과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이루려면 두 감옥을 과감히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다른 대선 예비 후보군 역시 개헌을 화두로 삼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을 들어보니 비상계엄의 막전막후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있었다”며 “헌재에서 탄핵 기각이 될 수 있는 최종진술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탄핵이 기각돼 조속한 개헌과 정치 개혁으로 ‘87 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탄핵 기각 시 임기 단축 개헌을 하겠다는 선언이 돋보인다”면서 “국민은 제왕적 대통령 권한 축소, 입법권력 축소 개헌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준무·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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