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박지환(19·SSG)은 SSG 고졸 신인 야수로는 20년 만에 개막 엔트리에 등록됐다. 비록 나흘 뒤 2군행을 통보받았지만, 구단이 박지환에게 거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SSG는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10순위) 지명권을 박지환에게 사용했다. 당시 1라운드에서 뽑힌 야수는 박지환이 유일하다. SSG는 타격에 강점이 있고 내외야 멀티 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박지환에게 높은 점수를 매겼다.
4월16일 1군 엔트리에 재등록된 박지환은 4월 9경기 타율 0.320을 기록하며 프로 무대에 빠르게 적응했다. 30일 한화전에서 투수가 던진 공에 왼쪽 손등을 맞아 한 달 이상 결장했으나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6월 복귀한 박지환은 19경기 타율 0.411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 2루수 경쟁에서도 앞서 나갔다. 그러나 날씨가 더워지며 박지환의 타격 페이스도 점점 떨어졌다. 월간 타율이 7월 0.237, 8월 0.191, 9월 0.159로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박지환은 데뷔 시즌 76경기 타율 0.276, 4홈런, 8도루, OPS 0.703의 성적을 거뒀다.
6월 고점을 찍은 뒤 하향세로 접어든 게 아쉽지만, 박지환은 프로 첫해 자신의 잠재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최근까지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고강도 유망주 캠프에 참여한 박지환은 이숭용 SSG 감독의 다음 시즌 청사진에 포함되어 있다. 2028년 청라돔 시대를 준비하는 SSG로서도 장차 내야의 한 축을 맡아야 하는 박지환의 성장세가 중요하다. SSG는 다음 시즌 박지환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할 방법을 고민 중이다. 박지환이 이번 캠프에서 외야 수비 훈련도 병행한 이유다.
선수를 육성하려면 일정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꾸준히 경기에 나가야 성장에 필요한 자양분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 시즌 박지환은 어느 포지션에서 뛰게 될까. 기본적으론 입단 동기인 정준재 등과 주전 2루수 경쟁을 할 전망이다. 3루수로 더 자주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추신수가 은퇴하며 SSG는 다음 시즌 지명타자를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붙박이 3루수 최정이 지명타자로 들어가거나 최정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 3루수로 기용될 수 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박)지환이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타격을 극대화해서 써야 한다. 2루수 경쟁도 하겠지만, 3루수로 많이 활용할 생각”이라며 “캠프에서 외야 수비 훈련을 하게 한 것도 같은 이유다. 지환이의 강점을 살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