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오는 16일 예정됐던 한국경제인협회 하계 제주포럼 기조 강연을 취소했다. 불공정거래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최근 불거진 논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방 의장은 한경협 제주하계포럼 첫날 개회식에서 기조 강연을 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했다.
방 의장은 오는 16~19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국내 최고·최대 경제계 포럼인 한경협 하계 제주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나설 계획이었다. 기조강연은 주요 분야 최고 전문가와 기업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비전과 성장전략, 통찰 등을 제시하는 제주포럼의 핵심 일정이다. 지난해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맡아 '대전환 시대, 초일류기업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기도 했다.
방 의장은 올해 첫 한경협에 회원사로 가입한 것을 기념해 하계 제주포럼에서 'BTS 신화를 넘어 K의 내일을 말하다'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각종 논란에 이어 금융당국의 검찰 고발 방침이 정해지면서 방 의장이 주요 기업인들 앞에 서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하이브는 방 의장의 강연을 취소하고 이재상 하이브 대표가 대체 강연자로 나서기로 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7일 방 의장을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검찰 고발은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개인에게 내리는 최고 수준의 제재다. 증선위는 오는 16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이를 다룬다.
금융감독원은 하이브 상장 전 방 의장에게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전 투자자·벤처캐피탈(VC) 등 기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고 속이고 그의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PEF)에게 지분을 팔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 의장은 이를 통해 PEF와 지분 매각 차익의 30%를 공유받기로 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이브는 이 같은 계약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