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휩쓴 허리케인 밀턴···사망자 최소 17명·피해액 67조원

2024-10-13

기후 변화가 키운 허리케인…“재정에 부담”

허리케인 ‘정치 쟁점화’ 주력하는 트럼프

해리스, 허리케인 피해지 노스캐롤라이나 방문

미국 플로리다주를 휩쓴 초대형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해 최소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밀턴은 열대성저기압으로 약화했지만 침수와 정전에 따른 주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NBC방송은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세인트루시 카운티에서 사망자가 5명 발생하면서 밀턴으로 인해 숨진 사람이 최소 17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상륙 당시 허리케인 3등급이었던 밀턴은 10일 오전 1등급으로 약화했다. 그러나 시속 195㎞에 달하는 강풍과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 큰 피해를 남겼다. 세인트피터즈버그에는 24시간 동안 547㎜의 비가 쏟아졌다. 3시간 만에 229㎜에 달하는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기상 예보 서비스 ‘마이레이더 웨더’ 소속 수석 기상학자 매슈 카푸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천 년에 한 번 내릴까 말까 한 비(강수량)”라고 평가했다.

돌발성 폭우가 대홍수로 이어지면서 주택과 건물, 도로가 침수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또 플로리다주 소재 주유소 30%에 달하는 곳에선 연료 재고가 동났다. 정전 현황 집계 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 기준 여전히 약 110만 가구는 정전 피해를 겪고 있다.

허리케인의 위력이 갈수록 강해지는 배경에는 기후 변화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다국적 단체 ‘세계기상특성(WWA)’은 이날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인류가 초래한 기후 변화가 밀턴의 강우량을 20~30% 늘리고, 바람의 위력을 10%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지구 온난화로 뜨거워진 해양에서 허리케인이 더 많은 에너지를 얻어 짧은 시간 내 급속히 규모를 키우는 추세가 점점 일반화되면서 폭풍의 위협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마크 잔디는 워싱턴포스트(WP)에 “기후 변화에 따른 비용이 매우 취약한 (정부) 재정 전망에 점점 더 위협이 되고 있다”며 “기후 현상의 여파를 완화하기 위해 매년 수십억~수천억달러를 더 지출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망은 더 어두워 보인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밀턴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약 500억달러(약 67조5700억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플로리다주에 대한 주요 재난 선언을 승인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에 따라 피해 주민들에게 임시 주택과 저비용 대출 등을 지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부 대응에 대한 허위 정보를 전한다고 지적하면서 그를 “가장 심각한 떠버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11월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남부 핵심 승부처를 잇달아 강타하는 허리케인이 대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허리케인을 정치 쟁점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유세에서 “연방재난관리청이 불법 이민자 수용을 위해 예산을 사용한 탓에 허리케인 피해를 본 주민을 지원할 돈이 없다”는 주장을 이어가는 것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아 유세하며 허리케인 피해자를 지원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도왔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지난달 26일 상륙한 허리케인 헐린 탓에 230명이 숨지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