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갈등 장기화 조짐에…日 의원 ‘연내 방중’ 추진

중·일 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일본 의원들이 중국 방문을 추진에 들어갔다. 중단된 정부간 대화를 의원들이 나서 중재하겠다는 취지로 연내 방중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교도통신은 2일 오부치 유코(小渕優子) 등 일·중 우호연맹 간부들이 전날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와 비공식 면담을 했다고 전했다. 오부치 유코 의원은 일중우호연맹 사무장으로 한일 교류의 물꼬를 튼 ‘김대중 오부치 선언’으로 유명한 오부치 게이조(小渕恵三) 전 총리의 딸이다. 부친이 뇌경색으로 사망하자 부친의 지역구를 이어받아 정치에 입문했다. 일·중 의원연맹 회장인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전 자민당 간사장은 면담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점심을 겸한 이날 면담에서 연맹에 속한 여·야 의원들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군사개입 시사 관련에 관한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중 의원연맹 의원들은 올해 안에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생각을 전달했지만, 중국 측으로부터 방중에 대한 명확한 답을 듣지는 못했다고 한다.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의원들은 물밑에서 중국 방문을 추진해왔지만 중국 방문은 성사되지 못했다.

의원 교류 추진에 이어 일본 재계도 중국과의 갈등 완화를 위해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의 쓰쓰이 요시노부(筒井義信) 회장 역시 우 대사를 지난달 28일 만났다. 일본에서 재계의 총리로 부르는 게이단렌 회장이 직접 우 대사를 만난 데엔 내년 1월로 예정됐던 경제 대표단의 베이징 방문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만남은 우 대사의 요청으로 이뤄졌지만, 쓰쓰이 회장은 이날 만남에서 경제 대표단의 베이징 방문을 수락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카이치 총리 발언으로 중국이 일본 여행은 물론 유학 자제 등을 권고하고 나서면서 재계가 앞장서 중·일 간의 경제 교류의 중요성을 설득하고 나선 모양새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일본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푸충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 대사는 전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재차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서 푸 대사는 “일본이 진심으로 안정적인 중·일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즉각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고 중국에 대한 약속을 실제 행동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 대사는 지난달 21일에도 구테흐스 사무총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비난했다. 일본이 무력 개입 시도를 한다는 취지였다. 뒤이어 일본 역시 주유엔 일본대사를 통한 서한으로 반박에 나서는 등 대만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약 한 달 만에 중국과 일본은 유엔 무대에서도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