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예술로 투자’ 워크숍 개최...예술×테크로 비즈니스 모델 증명

2025-09-12

예술 기업 투자 성공 사례 공유

버스데이·사운드플랫폼·브러쉬씨어터 사례 소개

VC에 예술 기업 투자 방향 제시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예술과 기술(테크)을 결합한 예술 기업을 발굴해 투자를 지원하는 '2025 예술로 투자' 워크숍이 12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개최됐다.

문화체육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으로 올해 4회째를 맞은 이날 행사에서는 예술 산업은 수익 창출이 어려운 산업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회수 가능한 비즈니스 영역이라는 점을 실제 사례로 확인했다. 현장에는 예술 기업 관계자 및 투자자 50명이 참가한 가운데 ▲미디어아트 제작 레이블 버스데이 ▲AI 음향 후가공 기업 사운드플랫폼 ▲MR(혼합현실) 이머시브 공연사 브러쉬 씨어터가 예술적 가치와 산업 융합을 달성한 대표적인 예술 기업으로 경험을 공유했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문화·예술 영역에서 영화나 게임 등의 산업적 측면이 부각되면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기초 예술 분야의 산업적 가치는 그 진가가 발휘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예술을 활용한 기업 활동은 여전히 자금 물꼬를 트거나 네트워크 구축, 글로벌 시장 진출 등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냉철한 평가를 통한 수익 구조와 리스크 관리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만 BNK벤처투자 상무는 "과거에는 초기 스타트업을 하나의 예술 산업으로써 바라봤지만, 최근에는 지적재산권(IP), 아트, 테크, 관광 등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투자 시장에서 보면 이러한 부분을 메카라고 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예술 기업이 프로젝트 파이낸싱투자에서 지속적인 투자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콘텐츠 IP를 기본으로 단일 산업이 아닌 융합 산업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 기업 투자 성공 사례로 선정된 김준호 주스 대표는 투자자들로부터 "정량적 성과를 어떻게 나타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소개했다. 주스는 AI기술을 음악에 접목해 AI 편곡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이 기술은 BTS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노래를 어쿠스틱 기타 버전으로 바꾸거나 클래식 버전 등으로 재편곡하고 이를 음원으로 제작해 준다. 주스는 이 기술을 토대로 투자를 유치해 최종적으로 지니 뮤직과의 M&A까지 성공했다.

김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주스가 음악과 기술을 결합한 융복합 기업으로 IP를 기반으로 한 수익성을 창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관련 특허 확보, 변형한 음악 콘텐츠를 다시 앨범화하는 작업을 통해 지속적인 IP를 확보하는 구조를 창출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우수 예술 기업으로 기업 설명(IR)에 나선 버스데이와 사운드 플랫폼, 브러쉬씨어터 역시 자체 IP를 바탕으로 한 재무성과 성장성을 강조했다.

버스데이(Birth day)는 예술가, 크리에이터들의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미디어아트로 새롭게 탄생시킨 기업이다.

최광훈 버스데이 이사는 "도예가, 퍼포먼서, 텍스트 디자이너 등 많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작가들이 있지만, 이들이 미디어 아트에 진입하기에는 쉽지 않다"며 "이들의 이야기를 대중의 시선에 맞게 시각적으로 통역·번역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CG를 이용한 그래픽 영상 제작이 아닌 공연, 전시, 운영 등 고객이 원하는 메시지 전체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버스데이는 평창패러림픽, 서울라이트 DDP, LG전자와 협업한 IFA 수상 등을 일궈냈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는 특히 자체 제작한 IP가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과천과학관에 무료 전시한 미디어 아트는 이후 서울 에스 팩토리와 런던 사치 갤러리, 도쿄 스퀘어에서 전시됐으며, 미디어 아트로는 국내 최초로 CGV 스크린 엑스 상영관에 유료 상영됐다.

버스데이는 "최근 도시는 눈에 닿는 모든 곳에 디스플레이가 배치되며 '디지털 캔버스화' 되고 있지만, 이를 채우는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버스데이는 수장고에 박혀 있는 예술품을 도시로 빼내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번째 발표에 나선 사운드플랫폼은 지난 40년간 300배 성장하며 연간 11% 증가하는 음악 후가공 시장에 주목한 기업이다.

서정훈 사운드플랫폼 대표는 "레코딩–믹싱–마스터링으로 이어지는 음향 후가공 시장은 약 28조원 규모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국내 음향 후 가공 시장은 이른바 마스터로 불리는 소수의 인력만으로 유지되며 의존도와 비용, 품질 면에서 불균형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운드플랫폼은 장기간 R&D를 거쳐 유닛이라는 인공지능 마스터링 솔루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며 "이를 통해 일반 창작자들이 장시간 소요되거나 풀지 못하는 음향 후 가공이란 영역을 30초라는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 시장과 다른 보컬 중심의 아시아 음향 문화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으며, 대형 공연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라이브 사운드 운영 비용을 자사의 AI로 대체해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러쉬씨어터는 MR기술을 활용한 이머시브 공연 콘텐츠로 주목을 받았다. 이머시브라는 기술을 통해 공연을 관람할 때 우주나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 등 관람객이 특정 장소에 가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공연에 필요한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스태프 7명만으로 전세계를 투어할 수 있는 강점을 지녔다. 이를 통해 브러쉬씨어터는 지난 8월 말 기준 매출 8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브러쉬씨어터는 두들팝, 폴리팝, 하이팝으로 이어지느 팝시리즈에 이어 영국 BBC의 키즈 콘텐츠인 '넘버블록스' IP를 소유하고 있다.  넘버블록스 전세계 최초 공연 권리를 확보한 데 이어 인도어 테마파크 건립을 통한 수익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직 이머시브 공연 작업화가 되지 않은 디즈니, BBC 콘텐츠, 해리포터 등의 IP 확보도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이길준 브러쉬씨어터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브로드웨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며 "한국은 콘텐츠 원석이 풍부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소비할 현장 문화는 부족한 만큼 K팝 스타와 이머시브를 활용한 IP를 국내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예술 기업에 대한 투자 역시 다른 산업과 다르지 않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브러쉬씨어터에 투자한 다날투자파트너스와 사운드플랫폼을 발굴한 케이터앤벤처스는 "결국 투자를 판가름 하는 것은 좋은 제품(IP)과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경영 역량"이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 유치에 나서는 예술 기업은 아티스트의 언어가 아닌 투자자들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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