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시아나 임시주총 개최…사내외 이사 선임
조원태 회장 임직원 향한 메시지…"고유 문화 지켜야"
대한항공 직원에도 격려금 제공…상여금 50% 수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송보영 대표 체제로 공식 출범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6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진들을 선임했다. 아울러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를 통해 송보영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출했다.
◆ 첫발 뗀 '송보영' 체제…공식 인사말 無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이사 선임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안건 승인으로 송보영 대표와 강두석·조성배 신임 부사장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현정 법무법인 내일파트너스 변호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송보영 신임 대표는 처음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다. 임시 주주총회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이사회장으로 향하던 송 대표에게 취재진이 몰렸지만, 송 대표는 별다른 답변 없이 이사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주주총회 기준이 된 아시아나항공의 총주주수는 14만6289명, 발행주식총수 2억599만711주다. 이날 81.99%(약 1억6889만7464주)에 대한 의결권이 행사되면서 주주총회 정족수가 충족됐다. 현장에 참여한 주주 숫자는 218명이었다.
◆ 화학적 통합 '속도'…대한항공 DNA 심기 본격 진행
주총 안건 통과로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이 공식적으로 바뀌면서 통합 항공사 출범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며 화학적 결합을 비롯한 완전 통합 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직원 항공권 교류 협약 체결을 밝히며 통합 이후 첫 협력 사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송보영 대표 체제에서 대한항공의 경영 DNA가 본격적으로 심어질 것으로 본다.
송 대표는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미주지역부터 동남아, 독립국가연합(CIS)까지 다양한 노선을 두루 담당해 온 여객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대표 부임 직전에는 여객과 노선 기획, 영업 등을 총괄하는 여객사업본부장을 지내며 대한항공의 수익성을 책임져 왔다.
이 같은 경험을 기반으로 조만간 아시아나항공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입장에선 (물리적 통합까지) 남은 2년 동안 내부 갈등 없이 자신들의 DNA를 심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최근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근무 현장을 찾고, 여객기를 탑승한 것도 상황을 파악 후 적절한 수준의 DNA 심기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현장 부서를 찾았으며 지난 10일에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타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하는 등 현장 점검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임직원을 향한 메시지에서 '우리'라는 표현으로 아시아나항공과의 화합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 회장은 "우리의 통합은 한 회사에 다른 회사가 흡수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라며 "아시아나항공만의 고유한 문화와 자산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결합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통합까지 이르는 과정, 그리고 통합 이후에 능력과 노력에 따라 공정한 기회와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인재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은 또 양사 직원들에게 상여금 50% 상당의 기업결합 격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급 예정일은 대한항공은 오는 21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4일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별도 브랜드로 운영하며 오는 2026년 10월 25일을 목표로 통합 항공사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