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서부에 위치한 볼로그다주(州)가 평일 주류 판매시간을 2시간으로 대폭 축소하는 규제안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인구감소와 음주 관련 사망자 증가가 배경이다.
1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볼로그다 주의 필리모노프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평일 주류 판매시간을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로 제한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현재 러시아의 주류 판매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허용되고 있다.
필리모노프 주지사는 "지난 1년간 주 인구가 7500명 감소했으며, 근로 세대의 사망원인 71%가 음주와 관련이 있다"며 "볼로그다와 러시아 북부가 소멸 위기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주 정부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주류 판매점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야간 음주로 인한 민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규제안은 주 의회 승인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주말과 공휴일은 현행 판매시간이 유지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음주량 감소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오히려 불법 판매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연간 약 5만 명이 음주가 직접적 원인이 되어 사망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음주량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확대 여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역의 권한"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하원의 함자예프 의원은 "전국적으로 주류 판매시간을 단계적으로 5시간, 2시간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