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14세 교황이 28일(현지 시간) 가자지구에서의 휴전과 함께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국제 인도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말미에 “가자지구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죽은 자녀의 시신을 꼭 껴안고 울부짖는 절규가 점점 더 하늘에 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 있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한다. 전투를 멈춰달라”며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국제 인도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도 함께 촉구했다. 그는 지난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사상 최대 규모 드론 공습을 감행한 사실을 규탄하며 “전쟁을 멈추고 모든 대화와 평화의 시도를 지지할 것을 다시 한번 힘차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8일 제267대 교황으로 즉위한 이래 가자 전쟁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지난주 즉위 후 첫 수요 일반 알현에서도 그는 더 많은 인도적 지원을 가자지구에 허용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한 바 있다. 이날도 “가자지구의 부모들이 먹을 것을 찾고, 폭격으로부터 더 안전한 장소를 찾아 헤매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과 미국이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배급소에서 이스라엘의 총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수십명이 다쳤다고 유엔 관계자가 주장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인권사무소 팔레스타인 담당 아지스 숭가이 소장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화요일(27일) 사건으로 약 47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숭가이 소장은 전날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텔알술탄 지역에 문을 연 GHF에 팔레스타인 주민이 몰리자 이스라엘군이 상황 통제를 위해 경고사격을 한 것을 언급하며 “부상자 대부분은 총격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아직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날 총격과 관련해서는 경고 차원이었을 뿐이며 배급소를 향해 사격이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날 GHF의 텔알술탄 배급소에 팔레스타인 주민이 몰려들며 미국 민간 경비업체가 미리 설치한 철조망이 파괴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일부 주민은 물류센터까지 침입해 구호품을 약탈했으며, 이에 위협을 느낀 미국 직원들이 현장에서 도망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과 GHF는 상황을 수습했으며 배급소가 이날도 정상 운영될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