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전통 자동차 강국인 독일을 제치고 유럽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 시간)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독일의 신규 전기차 등록대수가 전년 대비 25% 이상 감소한 38만 609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영국 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영국의 신규 전기차 등록대수는 38만 1970대로 21% 늘어났다. 2023년만 하더라도 독일(52만 4200대)과 영국(31만 4700대)의 연간 전기차 등록대수 격차는 20만 대 이상이었다.
영국 정부의 무공해차량(ZEV) 판매 의무화에 따라 현지 전기차 점유율 역시 크게 상승했다.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월 판매 급증에 힘입어 19.6%까지 올라섰다. 영국은 지난해 신차 판매량의 22%를 친환경차로 대체하고 2030년 80%까지 점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차량당 최대 1만 5000파운드(약 27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블룸버그는 “벌금을 피하려는 제조업체들이 판매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가격 인하를 계속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독일은 2023년 말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한 영향으로 전기차 수요가 크게 둔화됐다.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신규 등록 비율은 지난해 13.5%를 기록했다. 전기차 보조금이 삭감되거나 저렴한 모델이 부족한 스웨덴, 프랑스, 아일랜드 등에서도 전기차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국에서도 개인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개인 구매자 10명 중 1명만 전기차를 택했다. 블룸버그는 “(영국의 전기차 등록 증가세는) 기업 및 비즈니스 고객이 주도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