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무 의원 "강원랜드 '콤프', 도박자금 순환구조로 변질"

2025-10-20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강원랜드의 '콤프(하이원포인트) 제도'가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카지노 VIP의 도박 자금을 카지노 내부로 재순환시키는 구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성무 의원(경남 창원시)은 20일 "도박을 많이 할수록 포인트가 쌓이고, 그 포인트가 현금처럼 거래돼 다시 카지노로 흘러들어가는 악순환을 강원랜드가 방조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 VIP를 위한 '내부 소비 장치'로 굳어진 콤프

콤프 제도는 카지노 이용객의 베팅 금액 일부(15~20%)를 포인트로 적립해 강원랜드 직영시설이나 지역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보상 시스템이다. 제도의 명분은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다.

그러나 허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매년 1,000억 원이 넘게 적립·사용되는 포인트 중 70% 이상이 강원랜드 내부 직영시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가맹점 매출 비중은 30%에 그치며 지역 상생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허 의원은 이를 두고 "상생은 명분일 뿐, 실상은 VIP 관리를 위한 내부 소비 장치로 굳어졌다"고 지적했다.

◇ 48억 포인트 '수상한 흐름'...대규모 포인트 세탁 의혹

더 큰 문제는 이 포인트가 브로커 등을 통해 현금화되는 과정이다. 허 의원은 "게임에 몰입한 이용객이 포인트를 30~40% 시세로 되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그 돈으로 다시 카지노에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라고 밝혔다.

허 의원실이 강원랜드의 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콤프 사용 상위 VIP 10명이 올해 9개월간 사용한 포인트는 총 48억원에 달했다.

이 중 일부 VIP는 특정 지역 특산품 매장에서 4천만 원어치에 달하는 특정 차(茶)를 수천 개 단위로 주기적으로 결제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 패턴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허 의원은 "보름마다 수천만 원씩 결제하는 것은 정상적인 소비로 보기 어렵다. 결국 포인트 현금화의 통로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포인트 세탁'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직접 참여해야 하는 150만 원 상당의 스키 강습권이나 골프 라운드 상품을 한 사람이 같은 시간대에 10명분을 한꺼번에 결제한 사례도 지적하며, 포인트를 대납하고 현금으로 돌려받는 '서비스형 포인트 세탁'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지역을 살리겠다며 만든 제도가 결국 사람을 다시 도박장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았다"며, "강원랜드는 '상생'의 이름을 빌려 VIP 소비를 관리해온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콤프 운영 전반에 대한 전면 재점검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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