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결정은 빠른 게 좋다.”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트럼프 정권 출범도 전 1000억(약 134조원)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배경엔 AI(인공지능) 시장 선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기자회견을 한 뒤 일본 공영방송 NHK와의 인터뷰에서 “초기에 빨리 행동하는 것이 다양한 비즈니스 및 파트너십을 넓힐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16년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암(ARM)을 인수한 이래 AI 투자를 늘려왔다. 지난 6월엔 “10년 뒤 인간보다 1만배 똑똑한 ‘초인공지능(ASI)’을 실현하겠다”는 발표도 내놨다. AI를 로봇과 연결해 인간을 대신해 쇼핑이나 청소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는 취지다.
그는 NHK에 “AI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AI관련 투자를 실시할 것”이라며 “생성 AI 세계는 급성장 중으로, 트럼프의 전향적 대처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낙관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게는 앞으로 여러 회사들로부터 많은 제안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의 빠른 투자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손 회장은 또 “어제 트럼프와 7시간 정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침을 함께 하는 등 친밀한(friendly)한 시간을 보냈다”며 친밀감을 드러내기도했다. 10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에 대해선 “그룹에는 수십조엔의 자산이 있고,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도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본 언론은 이번 대미 투자를 계기로 손 회장이 AI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관심을 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그룹이 일본 회사로서 세계 기술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 중요한 시점을 맞이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