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개 온몸에 물파스 발라 학대 논란
케어 “남성 자주 나타나는 장소 몇 곳 특정”

지하철 안에서 개의 몸에 물파스를 바르는 모습이 포착된 한 남성이 폭염에도 개에게 두꺼운 옷을 입혀 데리고 다녔다는 제보가 추가로 나왔다.
5일 동물권보호단체 케어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5시40분쯤 청량리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30∼40대쯤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중형 믹스견의 온몸에 물파스를 발랐다. 얼굴과 눈 주위, 코는 물론 성기에도 물파스를 거칠게 발라댔다.

개는 싫다는 듯 몸을 피했지만, 남성은 다시 끌어다 앉히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이 모습을 촬영한 제보자가 남성에게 “하지 마세요”라고 말했지만, 남성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 개의 목에는 따로 목줄이 없고, 용도를 알 수 없는 두꺼운 비닐이 칭칭 감겨 있는 모습이었다.
케어는 해당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이 남성을 찾아 나섰고, 이날 “목격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7월 중순 폭염 속에서 개에게 두꺼운 옷을 입혀 돌아다니거나, 개의 얼굴에 진득한 하얀 물질이 범벅된 상태로 걷는 모습, 지하철 의자에 지쳐 누워 자는 개의 모습 등이 추가로 제보됐다.
케어는 “이 남성이 자주 나타나는 장소가 몇 곳으로 특정되고 있다”며 “조금만 더 제보가 모이면 이 남성을 특정하고 개 구조에 나설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개가 시원하라고 물파스를 발랐을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케어는 “물파스는 사람 의약품이지 동물용 제품이 아니다”라며 “사람 피부에도 자극이 강한 물파스를 동물의 얼굴, 성기, 눈, 코에 바르는 행위는 명백한 학대”라고 반박했다.
벌레 퇴치 목적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도 없고 오히려 피부염, 호흡기 손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의 정당화는 ‘좋은 의도였다’는 말로 학대를 덮으려는 시도”라며 “동물보호법은 고의성보다 행위의 결과를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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