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부 주말새 겨울폭풍 강타…켄터키주 등지에서 9명 사망
폭우로 주택·도로 침수…7세 아동 탄 차량 급류 휩쓸리기도
트럼프 '8명 사망' 켄터키주 비상사태 선포…사상자 더 늘어날 듯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주말 사이 비와 눈을 동반한 강력한 겨울 폭풍이 미국 동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최소 9명이 숨졌다고 AP 통신, CNN 방송 등 미 매체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켄터키주에 폭우를 동반한 폭풍이 몰아치면서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겨 최소 8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주 당국은 침수 지역에 주 방위군을 포함한 구조 인력을 급파해 현재까지 1천 건이 넘는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켄터키주 교통 당국은 현재까지 300곳 넘는 도로가 폐쇄됐으며, 산사태로 인한 피해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주 동부 지역의 산사태부터 서부 지역의 폭설까지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며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켄터키주 하트 카운트에서는 15일 저녁 7세 아동과 아동의 엄마가 타고 있던 차량이 급류에 휩쓸려 2명이 모두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켄터키주와 테네시주 일대에 마을이 물에 잠기고 도로가 침수된 피해 장면이 공유되고 있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켄터키 및 테네시주 일부 지역에는 이번 폭풍으로 150㎜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기상청은 이번 폭풍과 관련해 "2월 중순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대기 조건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켄터키주는 지난 14일부터 주 전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켄터키주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 연방 자금을 지원받도록 했다고 주 당국은 밝혔다.
켄터키주 외에도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 아칸소, 테네시주 일부 지역에 16일 오전까지 홍수 관련 기상경보가 발령됐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16일 오전 큰 나무가 쓰러지며 가옥을 덮치면서 남성 1명이 숨졌다고 주 소방 당국은 밝혔다.
폭우로 인한 대규모 정전 사태도 발생했다.
16일 오후 기준으로 조지아, 앨라배마, 웨스트버지니아, 버지니아주 등지에서 총 30여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한편 미 북부 지역에선 북극 한파가 몰아칠 예정이다.
캐나다와 인접한 미 북부 평원 지역은 수은주가 17∼18일 오전 영하 34도 이하로 떨어지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혹한의 날씨가 예상된다고 미 기상청은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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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