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금으로 여행 간다'…전환서비스 이용 '쑥'

2024-10-24

장례 준비를 위해 납입한 상조 선수금을 활용해 여행을 다녀오거나 다른 상품을 구매하는 ‘전환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여행 및 웨딩 등 상품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얇아진 지갑을 선수금이 채워준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규 가입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업계가 돌파구를 전환 서비스로 삼고 혜택을 강화하고 있어 이용자수는 앞으로도 늘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교원라이프의 전환 서비스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명스테이션의 경우 580%, 프리드라이프는 5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프리드라이프의 경우 선수금 가액 이상 가격의 상품으로만 전환이 가능하다”며 “선수금 가액보다 낮은 가격 상품으로까지 전환을 허용하면 이용건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환 서비스는 고객이 납부한 상조 상품 선수금으로 장례 대신 여행, 교육, 웨딩 등 필요한 서비스로 전환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전환 서비스를 이용하면 선수금을 뺀 나머지 금액만 결제하면 되기 때문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전년 대비 올해 전환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한 데는 엔데믹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펜데믹 당시 억눌려 있던 ‘보복 여행’ 수요가 급팽창했다는 얘기다. 실제 상조 업계의 전환 서비스 가운데 가장 이용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한 상품은 단 한 곳도 예외없이 여행 상품이었다. 교원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9월 여행 전환 서비스 이용건수가 354% 수직상승했다. 대명과 프리드도 전환 서비스 이용건수 증가율 1위를 여행이 차지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업계가 전환 서비스 종류를 늘린 것이 이용자수 증가에 힘을 실었다. 가입자수 1000만 시대를 목 전에 두고 신규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가 새 가입자 확보 효과를 낼 수 있는 전환 서비스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가입자가 전환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면 다시 그 가입자는 신규 가입 대상이 되는 셈”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만기된 선수금은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 털어내는 것은 훨씬 유리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전환 서비스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일례로 교원은 가입자가 선수금을 활용해 언제든지 원하는 여행지와 일정 등을 선택해 상품을 구성할 수 있도록 여행 전환 서비스를 혁신했다. 또 최근에는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시니어 한 달 살기 전환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 일정 한국인 가이드 동행, 전용 차량 배정, 24시간 병원 통원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람은 반려동물 장례, 생체보석(비아젬) 등을 전환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비아젬은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손발톱, 유골 등의 생체원료를 혼합해 제작한 세상에서 유일한 보석이다. 팻츠비아는 반려동물의 털 등 생체원료로 제작된다. 프리드는 리마인드 웨딩과 돌잔치, 성장앨범 촬영, 홈 인테리어 상품은 물론 하이모 가발 제작·헤어케어 패키지까지 전환 서비스로 제공 중이다.

교원 관계자는 “과거 장례 전문성을 강조했던 상조 기업들이 상조 상품을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로 전환해 이용할 수 있도록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면서 전환 서비스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평균 수명이 늘고, 행복한 노년에 관해 관심이 커지면서 미래 경조사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한 상조 상품을 여행이나 결혼 등에 활용하는 가입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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