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영 4이닝 무실점했는데···LG, 불펜·수비 줄줄이 무너지며 KT에 2연패

LG의 ‘불펜 잔혹사’였다.

KT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시범경기 LG와의 경기에서 9-4로 이겼다. LG는 5회까지 4-0으로 앞서가다가 불펜과 수비가 무너지며 역전패했다. KT는 시범경기 첫 상대인 LG에 연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봄을 시작했다.

KT 이적생 오원석은 혹독한 홈 데뷔전을 치렀다. 홍창기의 스트레이트 볼넷 이후 박해민의 안타, 오스틴의 볼넷이 나오며 무사 만루가 됐다. 문보경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직구를 타격해 홍창기와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박동원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가 된 상황에서 문정빈의 적시타가 나왔다. 오스틴 딘이 홈인한 후 김현수까지 몸을 던져 1점을 추가했다.

LG 마운드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선발 손주영은 1회 로하스에게 볼넷 출루를 허용했으나 배정대와 허경민, 김민혁을 모두 아웃시키며 빠르게 이닝을 정리했다.

LG 출신 최동환이 오원석의 뒤를 이어 3회 마운드에 올랐다. LG는 달리기 시작했다. 홍창기의 땅볼 출루 이후 대주자로 들어간 최원영이 2루를 훔쳤다. 박해민이 볼넷을 골라냈으나 1·2루 잔루로 이닝이 끝났다.

손주영의 호투는 이어졌다. 2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뒤 3회도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3회 KT에서는 볼넷을 골라낸 배정대 외에 아무도 출루하지 못했다. 손주영은 4회 역시 타자 세 명으로 정리했다.

6회에 들어서며 LG는 수비를 대거 교체했다. 베테랑 선수들을 대신해 젊은 백업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들어갔다. 이를 기점으로 LG의 수비가 무너졌다. KT의 타선은 뒤늦게 폭발했다. 김상수가 이날 KT의 첫 안타를 만들었다. 유격수 이영빈의 수비 실책이 LG의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만루 상황이 반복되며 KT의 득점이 쌓였다. KT가 순식간에 7-4로 앞서갔다.

KT는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7회에서도 2사 2·3루 상황에서 장진혁이 적시타로 득점을 추가했다. 강백호의 1타점 내야 안타까지 나왔다. 손동현은 8회 삼자범퇴로 LG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다.

LG는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KT 소방수 박영현은 9회 최원영과 구본혁을 뜬공으로 잡았다. 이영빈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김민수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KT의 9-4 대역전극이 막을 내렸다.